“전 세계 식용소금 26종 중 14종서 호염성균 검출…게랑드 소금 가장 많이 검출”

이한승 신라대 교수, 블로그 통해 SBS 스페셜 천일염 방송 논점 정리

“이번 논란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무슨 식품이든 툭하면 몸에 안 좋다고 하던 분이 천일염 옹호 패널로 나왔고,
주로 식품의 안전성을 옹호하던 분이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패널로 나온 점”

“천일염에는 분명히 균이 있습니다. 우리 천일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소금 중 상당수가 그렇습니다. 균이 있다, 없다는 어떤 배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균이 안 나온다고 균이 없는 것도 아니고, 호염성균이 나쁜지 좋은지는 답이 없습니다.”

천일염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거 고온성 극한 미생물을 연구했으며, 최근에는 소금 속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는 신라대 바이오산업학부 식품공학전공 이한승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근 방영된 SBS 스페셜 천일염 방송의 논점과 천일염의 위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조목조목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방송과 관련해 이 교수는 “이번 천일염 논란은 여러 다른 식품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며, “방송이나 언론에서 몸에 좋다고 이야기하는 수많은 정보들, 반대로 몸에 나쁘다고 하는 수많은 정보들에 대해 이젠 천천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SBS 스페셜의 다섯가지 논점에 대해 하나하나 짚으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천일염 친환경적인가?, 우리 전통소금인가?
이 교수는 먼저, ‘천일염은 친환경적인가?’에 대해서 장판을 깐다면 환경 파괴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분야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으며, ‘천일염은 우리 전통소금인가?’에 대해서는 “전통을 언제부터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니다’”라고 했다.

천일염은 안전한가?
‘천일염은 위생적으로 안전한가?’라는 논점과 관련해서는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며, 여기에는 균과 불순물 두 가지 문제가 있다”며, “일단 균은 분명히 있고, 이것은 우리 천일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소금 중 상당수가 그렇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2014년 벨기에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예로 들며, “전 세계 식용소금 26종 가운데 14종에서 호염성 아키아가 나왔으며, 가장 많이 나온 것은 유명한 게랑드 소금(Guerande salt)이었다”고 밝혔다. 1g당 10만개 이상의 균이 나온 것도 3종이나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균이 있다, 없다는 어떤 배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며, 염분을 몇% 넣고 키우냐에 따라서도 나오는 균의 종류와 숫자가 달라진다”며, “균이 안 나온다고 균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럼 호염성균이 나쁜지, 좋은지 어떻게 아느냐에 대해서는 솔직히 답은 없다. 요즘엔 균을 키우지 않고 균이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으로 DNA 검사를 한다. DNA 검사를 하면 균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김치를 발효할 때 섞는 온갖 채소와 소금, 향신료와 물 속에도 균이 있고, 김치를 발효시키면 유산균이 많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다른 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며, 식재료에 균이 있다고 무조건 비위생적인 것은 아니다. 답은 ‘아직 잘 모른다’가 맞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방송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소금의 미생물 규격은 없다’고 이야기했고, 황교익 씨는 ‘일본과 프랑스엔 규격이 있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아쉽다”며, “외국의 소금 속 미생물 규격이 법적 규격인지, 아니면 민간 자체 기준인지도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물에 녹지 않는 불순물의 경우에는 “그 성분이 무엇이냐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단순한 뻘의 모래라면 그렇게 나쁠까 싶기도 하지만 그걸 왜 비싼 돈 주고 사먹느냐의 문제가 있을 테고, 천일염 속에 장판염 성분, 또는 유해한 성분이 있느냐의 문제는 검증해보거나 찾아봤으면 더 좋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천일염 미네랄, 우리 몸에 좋은가?
이 교수는 ‘천일염 미네랄, 우리 몸에 좋은 것인가?’ 문제와 관련해서는 “모든 식품 연구자들이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천일염 속에 (나트륨을 제외한)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그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양인지 생각해보지 않고 장점만 부각시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와인 속 레스베라트롤이나 막걸리 속 파네졸, 꿀 속의 비타민이나 원당의 비타민류도 마찬가지”라며, “천일염 속 (나트륨을 제외한) 미네랄이 몸에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겠으나, 그 양은 너무 미미하고, 그걸 많이 먹으려면 나트륨은 더 먹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그걸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히 무리”라고 했다.

그러나, “나트륨도 미네랄인데 ‘미네랄이 많다고 하는 것은 무식하다’는 주장은 조금 과하다. 소금 속 미네랄이라고 하면 대충 나트륨은 제외하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이건 사실 문맥으로 파악되는 문제”라고 했다.

정제염은 전기분해한 화학적 소금인가?
‘정제염은 전기분해한 화학적 소금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기분해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정제염이건 천일염이건 화학적 소금이 아닌 것은 없으며, 모든 물질은 화학물질로, 화학이 나쁘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 겨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Fancy Food Show’에 매우 다양한 소금들이 전시,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런 소금들은 다양한 요리에 어울리는 맛을 내고, 모양을 내고, 색을 내는데 사용되지 먹으면 몸에 좋다고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며, “왜 우리나라 천일염 회사들은 그렇게 마케팅을 하지 않고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 덧붙임 글에서 “이번 논란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무슨 식품이든 툭하면 몸에 안 좋다고 하던 분이 천일염 옹호 패널로 나왔고, 주로 식품의 안전성을 옹호하던 분이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패널로 나온 점”이라며, “이렇게 역할이 바뀐 것은 처음 본 것 같다”며 글을 마무리 했다.

이한승 교수의 ‘SBS 스페셜 천일염 방송의 논점과 천일염의 위생’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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