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교수 “식품회사도 담배회사와 마찬가지로 나쁜 회사” 논란

식품회사는 악인가? 최근 한 신문의 오피니언란에 게재된 ‘식품회사는 담배회사만큼 해롭다’는 제목의 기고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교수는 최근 경향신문에 기고한 ‘식품회사는 담배회사만큼 해롭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글을 통해 “...식품회사도 담배회사와 마찬가지로 나쁜 회사이며... 담배회사는 매년 전 세계에서 60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데, 식품회사도 결국 엄청난 이익을 내면서 국민의 건강을 해친다는 점에서 똑같다는 것이다”라고 썼다.

이같은 내용의 글이 인터넷과 신문에 게재되자 식품산업계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강력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기고문에서 담배회사와 식품회사를 언급하면서 “... 식품회사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달고, 기름지고, 짜게 만든다. 그런데 그 결과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동맥경화가 일어나 국민건강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담배회사는 과학자들에게 연구비를 대주면서 담배의 해로움을 감추기 위한 거짓된 연구를 지시했다”, “식품회사도 이에 못지 않게 연구를 왜곡해 왔다. 미국의 영양학자인 루드비히가 음료의 건강에 대한 수백 개의 논문들을 검토한 결과 식품회사가 후원한 경우 그들이 만든 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비율이 몇 배나 높았다. 루드비히는 식품회사가 후원한 논문은 과학이 아니라 광고에 불과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사망 원인 1위인 암, 2위인 뇌혈관질환, 3위인 심혈관질환은 모두 잘못된 식사와 관련이 있다. 식품회사와 음료회사를 감시, 규제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더 이상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니다”라는 등 식품회사의 역할을 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서 교수의 글은 SNS 상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등 집필활동을 통해 올바른 식품정보 알리기 활동을 하고 있는 식품전문가 최낙언 씨는 페이스북에 서 교수의 글에 대해 “현대인의 수명 증가에는 약보다 위생적이고 양질의 식품을 충분히 공급한 가공식품의 역할이 훨씬 컸다”고 반박하며, “‘식품회사는 담배회사만큼 해롭다’는 글을 보고 과연 제대로 분노하는 식품회사나 협회 직원들이 한 군데, 한 명이라도 있을까?”라며 식품업체들의 무관심을 지적하기도 했다.

식품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정광호 대표는 “미국 사례를 그대로 보편화시켜 얘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 사례를 들어 식품의 해악을 얘기하고자 했다면 기본적인 전제부터가 다르다는 걸 먼저 생각해야 했다. 미국사람들 중 상당수는 정말 심각하게 많이 먹는다”며, “미국 식품 이론을 무조건 들여오는 것도 지겨운데, 음모론까지 미국에서 벌어진 것 그대로 수입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서 교수의 글을 옹호하는 글도 있다. ...Yi는 정 대표 글의 댓글에서 “미국 정부의 옥수수 보조금 등 농업정책과 엄청난 보조금 덕분에 지나치게 저렴한 옥수수 추출 성분들에 설탕을 섞어서 수퍼마켓 진열대를 폭격해 온 켈로그, 크래프트 등의 대형 식품회사들의 잘못이 없다는 건가요? 90년대 초반에 담배회사 R.J. Reynolds가 식품회사 Nabisco, Del Monte 등을 인수한 게 우연이 아니죠. 담배회사 중역들이 담배 마케팅에 쓰던 수법을 가공식품 마케팅에 적용하기 시작한 게 그때 무렵”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서 교수의 글에 대해 국내 최대의 식품업체들이 모인 한국식품산업협회는 “비판의 도를 넘었다”며,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강력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협회 한 관계자는 “최근 신문에 게재된 글은 황당함을 넘어 그냥 넘어 가기에는 곤란한 것 같아 여러 가지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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