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에 염화나트륨(소금)이 새로운 첨가물이었다면 식용으로 허용될 수 있을까? 염화나트륨은 식품의 용도보다 비료, 건전지, 야금, 색소, 염산, 가성소다, 농약, 염산, 합성수지 등 식품 이외의 용도에 더 많이 쓰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폄하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소재다.

앞으로 새로운 식품첨가물이 등장하리라는 기대감은 별로 들지 않는다. 엄청난 개발 비용과 첨가물 허가 과정의 복잡성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시장 반응도 별반 호의적이지 않아 많은 마케팅 비용을 쓸 여유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의 열정과 도전의 시대에 개발된 자원이라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사카린과 같은 것이다. 사카린처럼 오랜 시간동안에 검증된 감미료도 별로 없다.

합성색소도 마찬가지다. 사카린처럼 합성색소도 천연에 없는 물질이다. 지금의 여건이라면 개발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인데 과거의 열정과 무모함이 만들어낸 성과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그리고 수십 년간 사용되면서 검증되었다. 천연에도 완벽한 색소는 없다. 어설픈 천연색소의 활용이나 더 이상의 합성색소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낭비다. 새로운 보존료의 개발도 그다지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천연의 보존료라고 기존의 보존료보다 독성이 적을 것 같지도 않고 기존의 보존료도 원래 출처는 천연이다.

만약에 염화나트륨(소금)이 새로운 첨가물이었다면 식용으로 허용될 수 있을까? 염화나트륨은 식품용으로 쓰고, 생리적 식염수 혹은 양치질이나 죽염과 같이 약용으로도 쓰이며, 농사와 가축을 기르는 데도 쓰이고, 공업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비료, 건전지, 야금, 색소, 염산, 가성소다, 농약, 염산, 합성수지 등 식품의 용도보다 식품 이외의 용도에 더 많이 쓰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폄하하기에는 너무나 좋은 소재이다.

그리고 물질 자체가 염화나트륨처럼 살벌한 물질도 없다. 나트륨만 따로 있으면 폭발성 금속이 되고, 염소만 따로 있으면 독가스가 된다. 물과 만나 염산과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 양잿물)이 된다. 살벌하기 그지없다. 소금물에 담가두자마자 쇠도 금방 녹이 슨다. 맹물과 소금물에 담긴 대못을 보여주면서 쇠도 녹스는데 당신의 몸이 어떻게 말짱할 수 있겠느냐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건강전도사들이 첨가물에 대해서는 아주 잘 써먹는 설명 방식이다. 소금은 생각보다 많은 기능을 한다. 소금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이들 기능을 설명하면서 이런 첨가물을 매일같이 12g씩 먹는다고 하면 공포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드물 것이다.

이렇게 위험하고 다양한 첨가물 기능을 하는 소금을 과연 식용으로 허용할 수 있을까? 지금의 눈높이로는 어림없는 일이다. 사카린과 같은 소재의 개발은 과거에나 가능했지 지금은 불가능하다.

최낙언 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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