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농업연구사
김현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농업연구사

식품으로서의 콩은 대부분 1차 가공을 거쳐 소비자에게 간다. 콩을 이용한 식품으로는 발효식품으로 간장, 된장, 청국장, 고추장이 있고 발효를 하지 않은 식품으로 두부, 두유, 비지, 콩나물, 콩가루, 콩자반, 콩국수, 콩기름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CLA, 콩고기 등이 새로운 식품으로 등장,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콩자반, 콩국수 등은 콩밥, 떡소와 함께 1차 가공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요리하여 이용하기도 한다.

콩을 자연 발효시킨 메주를 주원료로 하는 된장과 간장은 예로부터 우리나라 식단에서 김치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음식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장은 그 자체로서 훌륭한 음식일 뿐 아니라 다른 음식을 만드는데 있어서 맛과 영양을 더하는 조미식품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여 왔다.

과거 목축을 하지 않은 우리 민족에게 육류가 포함되지 않은 식단에서 끼니때마다 빠지지 않는 된장과 모든 음식에 첨가되는 간장은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주요 급원이었을 뿐 아니라, 염장식품으로 보관하기 쉬워 콩을 이용한 식품 중 가장 대표적인 식품이었을 것이다.

육류를 통한 단백질 공급이 보편화된 현 시점에서도 콩을 이용한 식품의 단백질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낮추는 반면, 유익한 HDL은 높여 동맥경화나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는 고급 단백질로 알려지고 있다. 된장에는 140여 가지의 향기성분이 존재하며, 이들의 종류와 양은 품종별로 차이가 크다고 한다. 이들 향기성분은 된장의 풍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향후 연구되어야 할 과제로 생각된다.

장류는 콩을 발효시켜 이용하는 식품으로 원료콩의 특징이 그 발효산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발효균주의 특성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식품이다. 그에 반해 두부는 원료의 성질이 제조공정과 제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료콩의 특성과 두부가공에 대한 관계는 일찍부터 콩 연구에 있어서의 관심사였다. 두부 제조에는 콩의 단백질 함량과 11S globulin의 함량비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들의 함량이 높은 품종들은 다른 품종보다 두유의 점도가 높다고 한다. 콩알이 굵을수록 종피비율이 낮아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게 되는데, 같은 조건에서 재배된 콩의 무게와 입도가 높을수록 두부의 수율이 증가된다는 보고도 있다.

수분을 제거한 건조두부는 50%가 단백질이며, 지방이 25%, 탄수화물이 20%, 기타 회분과 무기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콩 단백질의 소화 흡수율이 65%인데 비해 두부 단백질의 소화 흡수율은 95%로 매우 높다. 최근에 개발된 콩 품종 새단백은 기존의 40% 내외인 단백질 함량을 48% 이상으로 높인 품종으로, 두부 수율이 기존 품종보다 18% 정도 높고, 제조된 두부의 영양가가 높아 수입산 콩들과 품질에서 확연히 차별화된다.

국내 식용콩의 70%를 차지하는 수입콩이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곳이 두부용으로, 2012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수입된 콩의 47.7%가 두부용으로 공급됐다. 미국과 남미 국가에서 생산된 콩을 주로 수입하고 있는데, 콩을 다양한 식품의 원료로 이용하기 위해 개발하는 우리와 달리 수입콩은 콩기름을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대부분으로, 단백질 함량이 3~4% 낮아 영양학적으로 불리하다. 지방은 그 자체로는 응고되는 성질이 없지만, 단백질이 응고될 때에 두부에 포함되어 매끄럽고 부드러운 두부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하며, 두부의 품위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수입콩의 경우 장기간의 수송과정에서 지질의 품질이 떨어지기 쉽다.

2012년 장류 시장규모는 출하액 기준 9800억 원이고, 그 중 된장이 약 1500억 원, 간장이 2800억 원으로 각각 15.7%, 28.8%를 점유하고 있다. 장류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3.3%로 전체 식품군의 9.9%보다 낮아 장류시장이 성숙기에 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류 판매량은 증가하지 않는 반면, 간장은 품목이 다양해지고, 덜 짜면서 깊은 맛을 내는 저염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된장은 밀가루가 섞인 된장 대신 100% 콩으로 만든 프리미엄급 콩 된장류의 판매가 증가하고, 그 용도가 세분화 되고 있다.

한편, 출하액을 기준으로 한 두부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3.4%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 식품군의 9.9% 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1년 현재 두부시장 규모는 5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중 포장두부 판매액이 시장의 6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CLA는 동물 체지방 감소 효과와 함께 항암, 면역증강, 항산화 등의 다양한 효용을 가진 기능성 지방산으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많은 나라에서 다이어트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CLA는 화학적으로 합성하거나, 미생물에 의해 리놀레산(LA)으로부터 합성될 수 있다. 대량생산에 주로 적용되고 있는 화학적 합성은 비활성 CLA를 분리ㆍ정제해야 하는 경제적 문제와 화학적 처리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콩은 20% 내외의 지방을 함유하고 있으며,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지방의 50% 정도가 리놀레산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미생물 발효를 통해 콩의 리놀레산을 CLA로 전환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효과적으로 다량 생산할 수 있게 됐으며, 증가하고 있는 CLA에 대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우병 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 증대로 육류 기피 현상이 증가하면서, 식물성 콩고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채식 인구는 57% 정도이며, 소규모 건강식품점에서 판매되던 콩을 이용한 버거, 치즈들이 대형 슈퍼마켓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 한국시장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의 식물성 단백식품 매출규모는 60~70억 원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콩 단백을 이용한 대체육류 소비가 아직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콩고기 원료로 주로 사용하는 탈지대두 대신 전체 콩을 이용하여 콩이 가진 기능성을 보존하거나, 결착제인 글루텐 사용량을 줄인 콩고기 제조기술이 개발되는 등 건강식으로서의 기능을 증가시키면서 콩불고기, 콩소시지, 콩햄, 콩까스 외에 가정에서 직접 제조할 수 있는 믹스형 제품을 개발하는 등 제품이 다양화되고 있어 점진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주간 식품저널 2015년 4월 8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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