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치즈 전쟁이 터질 듯한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페타(feta) 치즈의 원산지보호 문제를 놓고 덴마크와 그리스가 티격태격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그리스에 이 상표의 독점사용권을 부여한 게 발단이 됐다. 덴마크는 급기야 23일 `페타 치즈는 지역의 고유 특성을 의미하지 않는 식품의 `일반명칭(제네릭)일 뿐이므로 EU 집행위가 그리스에 독점사용권을 준 것은 부당하다며 EU재판소에 제소했다. 마리안 피셔 뵐 덴마크 식품부 장관은 "덴마크 정부로서는 `페타가 원산지보호를 받을 수 없는 일반상품명이 아닌 원산지 명칭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그리스는 `페타 치즈가 고대로부터 그리스 땅에서 만들어졌다며 지난 1989년부터 다른 나라의 `페타 상표 사용을 금지해주도록 EU에 요구해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월 `페타를 "원산지"보호 대상 식품에 포함시켰다. "원산지"보호식품으로 지정되면 해당지역에서만 이 식품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조할 수 있게 된다. 덴마크는 지난 1999년 EU 재판소의 청문회에서 `페타라는 이름을 치즈에 사용할 수 있는 독점권을 확보했었으나 EU 집행위가 올해 새로운 관련 법규를 제정함으로써 EU 재판소의 결정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피셔 뵐 덴마크 식품부 장관은 EU 집행위의 판정으로 "EU의 자유무역원칙에 걸맞지 않은 새로운 장벽들이 세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U가 새로 채택한 지침에 따르면 `페타 치즈는 엄격한 제조기준에 따라 그리스의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 그리스는 `페타 치즈가 양(羊)젖이나 염소와 양젖의 혼합물로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이 젖을 짜낼 양이나 염소는 그리스 벽촌에서 풀이나 화초류를 먹고 자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EU 국가들은 우유로 만든 `페타 치즈에 고유한 흰색을 내기 위해 표백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유로 만든 `페타 치즈는 오래두면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페타 치즈가 생산되기는 하나 `페타를 `체다나 `까망베르처럼 `일반명 상품으로 규정하려는 캠페인에는 덴마크가 앞장서왔다. 덴마크는 연간 3만t에 이르는 `페타 치즈의 대부분을 다른 유럽국이나 중동국 등에 수출하는 반면 그리스는 11만5천t의 연간 생산량을 대부분 내수에 충당하고 있다. EU는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와 프랑스의 `브리, 영국의 `스틸튼 등 150개 가량의 치즈 상표를 원산지보호 대상에 올려놓았다. (코펜하겐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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