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G는 모든 생명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에서 가장 폭넓게 쓰이는 글루탐산 1분자와 미네랄 중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나트륨 1분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물질이다. 글루탐산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 몸속의 글루탐산과 완벽하게 똑같은 물질이다.

MSG(Mono Sodium Glutamate, 글루탐산나트륨)는 1908년 일본 이케다 키쿠나에 교수가 다시마 추출물을 연구하여 음식에 감칠맛을 주는 물질이 아미노산의 하나인 글루탐산임을 밝혀내고 나트륨을 첨가해 상품화한 제품이다. 1909년 그렇게 탄생한 ‘아지노모도(味の素)’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고기를 넣지 않고도 고깃국 맛을 낼 수 있었으니 명절 때나 고깃국을 맛볼 수 있었던 서민에게 MSG는 맛의 혁신을 이룬 대단한 존재였다.

국내에서는 ‘미원(현 대상)’이 처음으로 MSG를 국산화했고 이것을 둘러싼 식품업계의 경쟁은 그야말로 대단해서 우리나라 발효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끌었다. 그러다 LG화학이 첨가물 업계에 진입하면서 차별화 전략으로 MSG를 화학조미료라고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의 오해를 받고 핍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외국에서는 1960년 미국에서 한 의사의 편지로 제기된 ‘중화요리 증후군’을 계기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시작됐다. 그리고 몇 가지 더 논란이 있었으나 1970년대에 이미 JECFA(유엔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 등에 의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그리고 세계적인 기관들이 수십 년에 걸친 연구의 결과를 종합하여 안전하다고 최종 정리했다. 1987년 JECFA는 MSG는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고, 199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현재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서 인체에 해를 준다는 증거나 이유는 없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도 2010년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국가기관에서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고 공인해주는 첨가물은 MSG 말고는 없다. 그러면 국민의 MSG에 대한 걱정과 논란은 종지부를 찍어야 할텐데, 바로 얼마 전까지도 한 지자체가 MSG 사용 안 하기 운동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는 사라지고 있는 MSG에 대한 불신이 우리나라에서만 오히려 커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최근 모 종편 프로그램에서 MSG를 선정적으로 다루면서 MSG의 사용 여부로 소위 ‘착한식당’을 구분하여 시청자의 관심을 끈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MSG가 우리 몸에 존재하는 가장 흔한 아미노산 그대로라는 사실만 알아도 굳이 글루탐산의 독성까지 따질 필요도 없지만, 굳이 독성에 대해 알아보더라도 다른 식품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소금의 독성을 1이라고 하면 MSG는 1/7에 해당하고, 흔한 산미료나 비타민 중에서도 안전하다는 비타민C보다도 오히려 독성이 적다. 그리고 소금의 하루 평균 섭취량이 12g인데 비해 MSG는 2g으로 1/6 수준으로 적게 먹는다. 따라서 소금보다 40배 안전한 수준으로 섭취하고 있다. 설탕이 MSG보다 독성은 적으나 소비량이 훨씬 많아서 부작용이 있다.

이 정도만 알아도 부질없는 유해성 논란은 그칠 법도 하지만, 건강전도사들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실시된 수많은 체계적인 과학적 실험의 결과는 무시하고 자신이 믿고 싶은 엉터리 실험 결과만을 두고 엉터리 유해성 주장을 계속하는 것이 문제다.

원료명

독성 비교

섭취량 비교(1일)

소금 대비
안전성

LD50(rat)

소금 대비

섭취량 g

소금 대비

소금

3.0

1.00

12

1.0

1

비타민B12

4.0

0.75

 

 

 

비타민C

11.9

0.25

 

 

 

MSG

19.9

0.15

2

0.17

40배

설탕

29.7

0.10

71

5.9

2배

(LD50(Lethal Dose 50, 만수치사량)은 피실험동물에 실험대상물질을 투여할 때 피실험동물의 절반이 죽게 되는 양을 말한다. 독성물질의 경우 해당 약물의 LD50을 나타낼 때는 체중 ㎏당 ㎎으로 나타낸다.)

MSG는 모든 생명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20가지 아미노산 중에서 가장 폭넓게 쓰이는 글루탐산 1분자와 미네랄 중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나트륨 1분자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물질이다. 글루탐산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우리 몸속의 글루탐산과 완벽하게 똑같은 물질이다.

사람들이 고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감칠맛 때문이다. 예전에 서민들에게 고기는 언감생심, 부자나 귀족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꾸준히 대체품을 찾고, 감칠맛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것이다. 동물에 존재하는 글루탐산은 99% 이상 단백질 상태로 결합된 상태이고, 감칠맛으로 느낄 수 있는 유리글루탐산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야채는 단백질 양이 적어 글루탐산 양 자체가 적지만, 상당량(10% 내외)이 유리글루탐산으로 존재하여 생각보다 요리 시 감칠맛 원료로 활용도가 있다.

모든 감칠맛을 얻는 방법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이다. 가격 대비 가장 많은 유리글루탐산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이것을 그대로 판매했다면 MSG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순도 높은 글루탐산을 조미료로 쓰려면 한 가지 공정을 더 거쳐야만 하는데 바로 나트륨 첨가 반응이다.

모든 물질은 물에 녹아야 맛으로 느껴진다. 글루탐산만 결정화시키면 물에 녹지 않아 맛으로 느낄 수 없다. 여기에 나트륨을 첨가하면 물에 넣은 즉시 글루탐산과 나트륨으로 분해되면서 글루탐산은 전기적 반발력으로 인해 물에 아주 잘 녹게 된다. 이때 물에 녹은 글루탐산은 다시 완벽하게 천연 그대로의 글루탐산이 된다. 아무런 차이가 없고, 어떠한 최첨단의 장비로도 구분할 방법이 없다. 완벽하게 똑같기 때문이다. 혀로(맛으로) 글루탐산과 MSG를 구분하려 하는 노력도 난센스다. 단지 카제인에 나트륨을 붙였다고 화학적 합성품으로 불리듯 글루탐산도 나트륨을 붙였다고 화학적첨가물으로 분류한 것일 뿐 본체는 천연 그대로다.

모든 생명체에는 단백질이 있고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가장 흔한 것이 글루탐산이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10~44%가 글루탐산이므로 다른 아미노산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인간도 성인은 단백질이 11.7㎏ 정도이고, 이 단백질을 구성하는 20종의 아미노산 중 1600g 정도가 글루탐산이다. 우리가 먹는 하루 2g의 800배가 내 몸에 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MSG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그칠 만도 하지 않는가?

 
최낙언 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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