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역량 전문성 강화ㆍ분석 업무 신뢰성 제고

김명철 한국식품연구소장
한국식품산업연구원으로 명칭 변경 검토

한국식품산업협회 한국식품연구소가 그동안 공인검사기관으로서 분석업무 중심에서 식품산업 중심 연구 허브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연구전문팀을 신설해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명칭도 한국식품산업연구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쾌적한 연구환경 조성을 위해 연구소 이전을 추진하는 등 연구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영양기능식품국장ㆍ유해물질저감화추진단 법령제도부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하고, 2013년 12월 한국식품연구소 사상 첫 공채 소장으로 취임한 김명철 한국식품연구소장을 만나 새해 식품연구소의 비전을 들어봤다.

공채 출신 첫 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소회를 말씀해주세요.
보람도 있었고, 실망도 있었습니다. 이제 식품연구소의 강점과 약점이 뭔지 완전히 파악했습니다. 그동안 식약처 공무원 입장에서 보는 식품연구소와 연구소장 입장에서 보는 연구소는 아주 달랐습니다. 종전 공무원 입장에서 본 식품연구소는 식약처의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식품공전 개정작업도 했고, 식품정책 연구기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식품연구소는 정책연구 기능이 상실되고 공인검사 기능만 확대됐습니다. 연구소로서 위상이 축소된 느낌을 받고 있어서 식품종합연구소로 발전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위상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지만 연구소 안에서 희망도 보았습니다.

식품연구소에서 본 희망이란 뭔가요?
국내 최초의 국가공인 식품위생검사기관의 연구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10년 이상 오래 근무한 사람이 많습니다. 고도화된 분석능력을 갖춘 연구원은 연구소의 큰 재산입니다. 우리 연구소가 다른 연구소와 다른 점은 신뢰성보증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원은 5명인데, 검체 채취에서부터 전처리, 실험조건은 제대로 잡았는지, 데이터 해석은 제대로 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다시 확인합니다. 보통 1건을 확인하는데 4시간 정도 걸립니다. 현재 연구소 전체 인원은 90명인데, 신뢰성보증팀은 5명입니다. 소속도 종전에는 분석연구부 산하에 있었으나 연구소장 직속으로 변경해 위상을 강화했고, 올해에는 인원을 1명 더 늘릴 계획입니다. 신뢰성보증팀의 연구원들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입니다. 앞으로 연구소는 신뢰받는 최고의 분석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식품정책 연구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2014년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연구기획사업단을 신설해 연차 과제로 ‘식품첨가물 안전성 평가연구’와 ‘식품 중 미지정 보존료 분석법 연구’ 등 대규모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실험법에 접목한 위탁사업으로 ‘축수산물 내 유해물질의 기기분석법 비교 개선 및 위해평가를 위한 잔류실태 조사’ 등 3건의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캐나다 몬트리얼에서 개최된 2014 UFOST 등 국내ㆍ외에서 개최된 학회에도 적극 참가했습니다. FAPAS, 표준 과학원 등의 CRM을 이용한 내부검사능력평가도 실시했습니다.

식품산업종합연구소로 도약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계십니까?
연구전문부서인 연구기획사업단을 신설한 것 외에 식품산업 중심의 연구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식품관련 기업 및 대학과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2014년 2월에는 국방기술품질원과 MOU를 체결한데 이어 3월에는 서울대 바이오융합연구소ㆍ단국대ㆍ중앙대 등과도 MOU를 체결했습니다.
식품산업의 연구범위 확대를 위한 연구소 명칭 변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허청에 한국식품과학연구원, 한국식품산업연구원, 한국식품안전평가원, 한국식품분석연구원 등 4개의 명칭을 신청해 놓고 검토 중입니다. 연구소 내에서 한국식품산업연구원이 가장 선호도가 높은데, 오는 2월 이사회에서 확정할 계획입니다. 종합연구소로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사옥 이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이전은 어디로 합니까?
약 950평 규모로 접근성이 좋은 곳에 연구소의 공간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식품연구소의 분석역량은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지만 연구역량은 약한 편입니다. 반면 대학은 연구역량은 좋지만 분석역량이 약합니다. 연구소의 분석역량과 대학의 연구역량이 결합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서울대, 이화여대, 건대, 단국대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관례를 보면 기업이나 정부출연 연구소가 대학에 들어가면 20년 이후에 기부 채납하고 나옵니다. 따라서 대학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재정적 부담이 큽니다. 여유만 있으면 독립사옥을 마련해 이전하는 방향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독립사옥으로 하느냐 대학으로 가느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연구소는 사람의 왕래가 많고, 대학은 학생들의 취업과 교수들의 논문 작성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대학들이 연구소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구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까?
2014년에는 연구원들의 소통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 기기의 최신 동향 및 분석법 관련 교육, 세월호 사건 이후 실험실 안전 관리 교육을 시행했습니다. 연말에는 연구소에서 실험 달인 선발대회를 개최해 연구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습니다.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저명 연구소와 ITㆍBTㆍNT 분야 융합과제 도출 및 공동 연구사업을 하고, 영국 FAPASㆍ미국 OMIC 등 선진업체 방문, 사례연구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2015년에는 최신 실험법 및 기기분석법 공유 교육, 코칭기법 및 조직문화 활성화 교육과 함께 내부숙련도 평가 및 국제숙련도 시험 확대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청도 식품연구소 활성화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청도연구소에는 소장님만 한국 사람이고, 분석인력 10명과 행정직원 1명이 있는데, 모두 중국 현지 사람입니다. 일은 잘 하는 편인데, 검사물량이 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청도에 연구소를 세웠던 목적 자체가 돈을 벌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적자는 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CJ 등 중국에 현지법인이 있는 업체나 중국에서 OEM을 해오는 업체를 대상으로 위생점검을 시작했습니다. 한중 FTA가 타결됨에 따라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수입을 늘리기 위해 어떤 방안을 가지고 계십니까?
수입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회원사뿐만 아니라 미니스톱 등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Audit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전년대비 수익이 5.3% 증가했습니다. 기존 검사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시험검사를 신속하게 해주고, 검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신규 수익모델 제안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고객관리로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연구소장으로서 재임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종합 식품연구소로 탈바꿈 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정책연구사업 14개 과제에 10억 원 상당의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동안 학술활동은 거의 안했는데, 앞으로 정책과제의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봄에 서울대 식품바이오연구소와 함께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을 비롯해 여러 대학 및 기관과 MOU를 체결하는 등 점차 실무적인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도록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신뢰성 보증 인력은 최고 중의 최고 인력만을 뽑아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분석기관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할 것입니다.

식약처의 정책이 식품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그러나 현재 식약처의 식품안전정책을 지원해줄 수 있는 연구기능을 가진 기관이 없습니다. 총리실 산하에 식품안전정책위원회가 있기는 하지만 식품안전정책 추진에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지원해주기는 어렵습니다. 식품안전정책 형성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냄으로써 정부가 효과적인 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식품연구소가 정부의 정책 의사결정 과정에서 브레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이라도 만들어 놓고 싶습니다.

김명철 한국식품연구소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식약청 영양기능식품본부장, 영양기능식품국장, 식약처 유해물질저감화추진단 법령제도부장, 한국식품영양과학회 부회장, 한국식품과학회 부회장, 한국영양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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