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주변의 별미 맛집은 덤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수평선의 어둠을 걷어내고 불쑥 솟아오르는 태양은 새날의 희망이다. 해가 바뀔 때면 해맞이하러 동쪽으로 움직이는 차량이 줄을 잇는 이유다. 일출명소 중에 빠지지 않는 곳이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에 있는 호미곶. 호랑이 모양인 우리나라 지도의 동쪽 끝자락의 꼬리부분이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해 뜨는 시간이 빠르다. 바다와 육지에 불쑥 솟아오른 두 개의 손 설치물(상생의 손)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이 장관이다. 바다 손 설치물의 손가락 끝에 앉은 갈매기를 모델로 촬영한 일출사진은 더 붉게 다가온다. 호미곶을 벗어나 구룡포에서 이르는 해안도로는 셔터만 눌러도 ‘캘린더 사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멋진 드라이브 코스다. 여기에 바닷가 먹을거리와 죽도시장의 살거리까지 넉넉해 멋진 일출 감상 후에 ‘배부르게 양손 가득 들고’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바로 호미곶이다. 새해를 맞아 호미곶 주변의 맛깔스런 먹을거리를 네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별미물회
# 별미복별미회(054-247-3727) = 영일대해수욕장 초입에 있는 포항물회 전문점. 이 집의 대표메뉴는 ‘명인물회(2만 원)’. 지난 2011년 ‘포항의 맛 경연대회’ 물회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물회에 자연산 도다리, 전복, 소라, 멍게 등 여러 가지 해산물이 들어간다. 배와 오이, 양파, 다진 마늘 각종 양념들과 직접 담근 고추장이 더해져 감칠맛이 좋다. 함께 나오는 가자미 맑은 국은 한겨울에 먹는 차가운 물회의 서늘함을 따뜻하게 감싸는데 최고다.

▲ 경동횟집
# 경동횟집(054-252-8885) = 죽도시장 대로변에 있는 횟집. 시원 달콤한 맛이 언 몸을 녹이는데 최고다. 15만 원 한상차림을 주문하면 동해안 온갖 해산물을 빠뜨리지 않고 맛볼 수 있다. 전복, 해삼, 멍게, 개불, 굴이 담긴 모둠 접시로 시작해 광어회 큰 접시, 대게 삶은 것에서 피크를 이루고 매운탕으로 마무리한다. 과메기는 나오는 양도 적지만 다른 해산물 때문에 먹을 짬이 별로 없을 정도다. 대게를 포장판매도 한다.

# 다미촌(054=054-283-0046) = ‘철강왕’ 고 박태준 회장에 빗대 ‘소폭왕’으로 불리는 함순복 이모가 운영하는 포항시내의 고깃집이다. 함 이모는 올 여름부터 온라인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포항의 명물. 40대임에도 섹시한 외모에 환한 웃음까지 던지며 손님상에서 기묘한 폭탄주를 말아낸다. 그래도 원칙은 있다. ‘낮술 노(No), 1인 1잔’이다. 낮에는 말아주지 않고 밤에는 한 사람에게 한 잔이란 룰이다. 생고기 3만 원(200g), 갈빗살 1만9000원(120g).

# 경주종가집(054-278-6468) = 간판메뉴는 7000원짜리 장독된장. 다진 고기에 두부, 콩나물, 미나리, 팽이버섯, 양파, 풋고추 등이 넉넉하게 들어간 된장전골. 식탁 위에서 보글보글 끓여 국수를 넣어 익혀 먹기도 하고, 비빔재료를 더해 하얀 쌀밥에 얹어 비벼먹기도 한다. 이 메뉴보다 한 단계 내지 두 단계 격이 높은 된장갈빗살(1만3000원)이나 된장갈비(1만8000원)도 있는데, 된장갈빗살은 한우갈빗살이 100g, 된장갈비는 한우갈빗대가 120g이 더해진 장독된장이다. 일요일 휴무.

▲ 모리국수
▲ 철규분식 찐빵
# 까구네 모리국수(054-276-2298)와 철규분식(054-276-3215) = 구룡포 뱃사람들이 팔다 남은 것으로 만들어 먹던 음식이 모리국수다. 홍합이나 아귀 같은 해물을 뻘건 고춧가루 국물에 끓인 국수. ‘까꾸네’가 유명한데 무조건 2인분(1만2000원) 이상, 인원수대로 주문해야 한다. 인근 ‘철규분식’에선 찐빵(1000원/3개)과 단팥죽(2000원), 수제국수로 만든 국수(2000원)를 말아낸다. 찐빵을 먹을 땐 단팥죽 주문은 필수다.

유지상
맛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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