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 원재료 가격 하락 시 제품가 반영 촉구
식품업체들이 국제 곡물가 등 인상 시에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면서, 하락 시에는 가격 인하 없이 이윤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이덕승) 물가감시센터는 국제 곡물가격과 국내 식품물가 동향을 비교ㆍ분석한 결과, 국제 곡물가와 1차 가공식품 출고가 하락에도 2차 가공식품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가공식품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소맥ㆍ원당ㆍ대두ㆍ옥수수의 국제가격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소맥의 경우 2013년 대비 2014년 반기 12.4%, 원당은 12.1%, 대두와 옥수수는 각각 5.9%, 25.3% 하락했다.
이들 곡물을 수입하여 1차 가공ㆍ생산한 밀가루, 설탕, 대두유, 옥수수전분의 출고가는 국제 곡물가격 하락에 따라 조정되어 지난해 대비 모두 소폭 인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이같은 가격 인하는 B2B 판매비중이 높은 1차 가공식품의 특성상 구매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협의회는 그러나 “국제 곡물가격, 밀가루ㆍ설탕 등의 1차 가공식품 매입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라면ㆍ제빵ㆍ과자류ㆍ음료 등 2차 가공식품의 출고가는 그대로 유지됐거나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과자류와 음료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초코파이(오리온) 20.0%, 새우깡(농심) 8.2%, 뽀또(크라운제과) 5.3%, 양파링(농심) 3.3%의 출고가가 올랐으며, 음료인 코카콜라(LG생활건강)의 출고가도 5.5%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는 “특히 코카콜라의 경우 2012년부터 가격이 하락한 설탕의 원재료 비중이 높은 제품으로 알려져 있으나, 올해에만 두 차례나 가격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2차 가공식품의 출고가와 원재료 가격 사이의 심각한 비대칭성은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특징인 독과점 시장구조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수의 업체가 막대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여 업체간 가격경쟁보다는 암묵적 동조 하에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유인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원재료 가격 하락 시에도 곡물가격 및 1차 가공식품 출고가의 하락분을 흡수하며 기업의 마진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요 곡물 수입가격과 1차 가공식품 출고가격 추이
구분 | 단위 | '11년 | '12년 | '13년 | '14년 반기 | '13년 대비변동률 |
소맥 수입가격1) | 원/ton | 452,557 | 388,637 | 426,518 | 373,737 | -12.4% |
원당 수입가격2) | 원/ton | 745,813 | 645,609 | 504,573 | 443,505 | -12.1% |
대두 수입가격3) | 원/ton | 599,073 | 653,020 | 655,371 | 616,453 | -5.9% |
옥수수 수입가격4) | 원/ton | 393,729 | 359,606 | 357,192 | 266,973 | -25.3% |
구분 | 단위 | '11년 | '12년 | '13년 | '14년 반기 | '13년 대비변동률 |
밀가루 출고가격1) | 원/ton | 661,598 | 655,645 | 690,657 | 673,993 | -2.4% |
설탕 출고가격2) | 원/ton | 1,049,000 | 995,333 | 865,000 | 850,333 | -1.7% |
대두유 출고가격3) | 원/ton | 1,831,321 | 1,986,867 | 1,918,344 | 1,747,844 | -8.9% |
옥수수전분 출고가격4) | 원/ton | 582,000 | 582,500 | 586,000 | 556,500 | -5.0% |
주 : 1) 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홀딩스 수입ㆍ출고 가격 평균
2) CJ제일제당, 대한제당, 삼양사 수입ㆍ출고 가격 평균
3) CJ제일제당, 사조해표 수입ㆍ출고 가격 평균
4) 대상, 삼양제넥스 수입ㆍ출고 가격 평균
2차 가공식품 출고가격 추이
(단위 : 원)
구분 | 회사명 | 제품명 | '11년 | '12년 | '13년 | '14년 반기 | '13년 대비변동률 |
라면 | 농심 | 신라면 | 17,259 | 17,259 | 17,259 | 17,259 | - |
농심 | 너구리 | 18,711 | 18,711 | 18,711 | 18,711 | - | |
제빵 | 삼립식품 | 정통크림빵 | - | 512 | 512 | 512 | - |
삼립식품 | 누네띠네 | 915 | 1,100 | 1,100 | 1,100 | - | |
과자류 | 롯데제과 | 빼빼로 | 760 | 760 | 760 | 760 | - |
크라운제과 | 쿠쿠다스 | 2,730 | 2,800 | 2,800 | 2,800 | - | |
크라운제과 | 뽀또 | 2,660 | 2,660 | 2,660 | 2,800 | 5.3% | |
해태제과 | 에이스 | 2,800 | 2,800 | 2,800 | 2,800 | - | |
해태제과 | 맛동산 | 1,960 | 2,100 | 2,100 | 2,100 | - | |
농심 | 새우깡 | 18,480 | 20,130 | 20,130 | 21,780 | 8.2% | |
농심 | 양파링 | 13,750 | 13,750 | 13,750 | 17,050 | 3.3% | |
오리온 | 초코파이 | 19,456 | 19,456 | 24,320 | 29,184 | 20.0% | |
오리온 | 다이제 | - | 36,480 | 45,600 | 45,600 | - | |
음료 | LG생활건강 | 코카콜라 | 1,325 | 1,448 | 1,482 | 1,564 | 5.5% |
주 : 1) 밀가루ㆍ설탕의 비중이 많은 2차 가공식품 중 다소비 제품이며 출고가를 공시하고 있는 14개 제품을 선정함
2) 롯데제과는 과자제품 중 ‘빼빼로’만 공시하고 있음
3) 사업보고서 상에 공시된 제품단위 가격을 그대로 사용했음
4) ‘양파링’은 공시단위가 ‘70g×20’에서 ‘84g×20’으로 변경됐으며, 변동률은 같은 중량을 기준으로 산출함
협의회는 “해외 곡물가격은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으나, 2차 가공식품 업체들은 중간마진을 흡수하여 가격을 동결하거나 혹은 인상하고 있어 결국 최종 소비자는 국제 곡물가격 하락에 대한 혜택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면서 “정부당국은 서민 체감물가와 공정한 시장경제를 위해 독과점 식품업체들이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해 온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제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원재료 가격 인상을 이유로 줄줄이 가격을 올렸던 식품업계는 기업의 이윤 증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원재료 가격 하락 시에도 이를 정직하게 제품가격에 반영함으로써 가격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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