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벌꿀에 대한 식품유형 표시를 할 때 업체가 사양벌꿀이라는 표시를 생략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소비자들이 천연벌꿀인지 사양벌꿀인지 알 수 없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13개 잡화꿀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천연벌꿀(꽃꿀)과 사양벌꿀 여부 △벌꿀류 기준 및 규격 적합 여부 △꿀 품질 등급 평가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소시모는 천연벌꿀과 사양벌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탄소동위원소비를 검사한 결과, ‘향로봉벌꿀’과 ‘지리산토봉꿀(제조 : 지리산뱀사골토종꿀영농조합법인)’ 2개 제품은 탄소동위원소비가 각각 -13.89‰, -13.59‰로 사양벌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머지 11개 제품은 탄소동위원소비 검사 결과 -22.0‰ 이하(잡화꿀 기준)로 나타나, 모두 천연벌꿀로 확인됐다.

사양벌꿀로 확인된 2개 제품은 제품 표시상에 식품유형을 표시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사양벌꿀임을 표시하지 않았다.

또한 오픈마켓의 인터넷 광고에는 ‘순수한 자연 벌꿀(향로봉벌꿀 광고 중)’, ‘공해가 없는 더더욱 깊은 곳에서 토종꿀을 채취(지리산토봉꿀 광고 중)’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소시모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양벌꿀 또는 이를 함유한 벌꿀은 식품유형을 ‘벌꿀(사양벌꿀)’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자율 표시기준이므로 업체에서는 사양벌꿀 표시를 생략해 판매할 수 있어 소비자가 사양벌꿀인지에 대해 모르고 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양벌꿀로 나타난 ‘향로봉벌꿀’은 100g당 가격이 991원으로 천연벌꿀 제품에 비해 저렴했으나, ‘지리산토봉꿀’은 100g당 가격이 2233원으로 천연벌꿀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한 조사 결과 13개 벌꿀 제품 중 1개 제품은 기준ㆍ규격 부적합 제품으로 나타났다.

‘클로버 꿀(제조 : 스미티비 자기야, 수입 : 꽃샘식품)’은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이 133.07㎎/㎏으로 기준치(80.0㎎/㎏)를 초과해 기준ㆍ규격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은 벌꿀의 처리, 가공 또는 저장 중에 생기는 품질저하 지표 성분의 하나로, 벌꿀류 기준 및 규격에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의 기준은 80.0㎎/㎏ 이하로 정해져 있다.

잔류동물용의약품 검사에서는 13개 제품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는 꿀 등급판정 기준을 반영해 꿀 품질 등급을 평가한 결과, 13개 제품 중 1+(Premium) 등급은 없었으며, 1(Special) 등급은 6개 제품, 2(Standard) 등급은 4개 제품으로 나타났다.

소시모는 13개 조사대상 중 기준ㆍ규격 부적합 1개 제품과 사양벌꿀 2개 제품을 제외한 10개 제품의 수분, 과당/포도당비,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 향미, 색도, 결함을 종합해 품질 등급을 평가했다.

10개 제품 모두 수분, 과당/포도당 비, 향미, 색도, 결함에서는 1등급 이상이었지만, 신선도를 나타내는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 평가 결과 6개 제품은 1등급, 4개 제품은 2등급으로 나타나 제품 간 신선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품질 등급이 1등급인 6개 제품은 ‘이마트 잡화벌꿀(소분 : 동아양봉원, 판매 : 이마트)’, ‘프라임엘 잡화꿀(소분 : 허니스티, 판매 : 롯데쇼핑)’, ‘오뚜기 벌꿀 잡화(소분 : 영월농협가공사업소, 판매 : 오뚜기)’, ‘동서벌꿀 다화꿀(제조 : 동서식품)’, ‘프리미엄 벌꿀 잡화꿀(소분 : 동아양봉원)’, ‘호주유칼리꿀(제조 : CAPILANO HONEY LIMITED, 수입 및 소분 : 유화엔에프, 판매 : 두리케이통상)’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대상 제품 중 소분원(제조사)이 동일한 제품의 품질 등급 평가 결과, 최종 품질 등급은 같지만, 판매원(브랜드)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성잡화꿀’과 ‘농협안심야생꽃꿀’은 모두 북부농업협동조합에서 소분했고, 최종 품질 등급도 2등급으로 같지만, ‘농협안심야생꽃꿀’(100g당 3290원)이 ‘하성잡화꿀’(100g당 1905원)에 비해 가격이 약 1.7배 비쌌다.

‘이마트 잡화벌꿀’과 ‘프리미엄 벌꿀 잡화꿀’은 모두 동아양봉원에서 소분했고, 최종 품질등급도 1등급으로 같지만, ‘프리미엄 벌꿀 잡화꿀’(100g당 2400원)이 ‘이마트 잡화벌꿀’(100g당 1730원)에 비해 약 1.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하여 “벌꿀 제조업체 또는 판매업체는 사양벌꿀의 경우 제품에 사양벌꿀임을 반드시 표시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벌꿀에 대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70%의 소비자가 사양벌꿀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소비자는 천연벌꿀과 사양벌꿀의 차이점 등을 알고, 사양벌꿀을 천연벌꿀로 오인해 구입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품질 검사 결과, 제품에 따라 신선도를 나타내는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조 및 소분 업체에서는 벌꿀의 처리, 가공 또는 저장 중 열이나 빛 등으로 인해 히드록시메틸푸르푸랄이 증가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