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라벨 인 함량 표시에는 찬반 엇갈려

우리 국민의 인 섭취가 과다해 뼈 건강이 우려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식품 라벨에 인 함량을 표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송상욱 교수는 지난 11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와 녹색소비자연대 공동 심포지엄에서 성인 남녀 3313명의 인 섭취량 조사결과, 50세 미만 남성의 경우 하루 평균 1423㎎의 인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50세 이상 남성(1310㎎), 폐경 전 여성(1063㎎), 폐경 후 여성(936㎎) 순으로 인 섭취량이 많았다.

하루 칼슘 섭취량은 50세 미만 남성(571㎎), 50세 이상 남성(570㎎), 폐경 전 여성(472㎎)ㆍ폐경 후 여성(408㎎) 순으로 높았으며, 모두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700㎎)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50세 미만 남성에서 인 대 칼슘 섭취 비율은 2.5배까지 벌어졌다.

송상욱 교수는 “일반적으로 인과 칼슘의 섭취 비율은 1대1 이상인 것이 뼈 건강에 이롭다”면서 “하루에 인을 700㎎ 먹을 때 칼슘을 700㎎ 이상 먹으면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 교수는 “칼슘은 한국인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부족하게 섭취하는 영양소이며, 각종 가공식품에서 식품첨가물인 인산염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인 섭취량이 해마다 증가한 탓에 칼슘 대 인의 섭취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 교수는 “해외에서는 식품첨가물을 통한 인산염 섭취가 1990년대 500㎎에서 현재 1000㎎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는데 국내에서도 비슷한 추세일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인을 과다 섭취하면 골밀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미국임상영양학회지 최근호(2014년 99호)에는 과도한 인 섭취가 미국인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건강한 성인 968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1166㎎의 인을 섭취했다. 인을 하루 평균 1400㎎ 먹을 때까지는 권장량(700㎎)을 섭취한 사람에 비해 특별히 사망률이 높지 않았으나, 인을 하루 평균 2000㎎ 먹은 사람은 사망률이 1.3배, 3000㎎ 먹은 사람은 1.8배 높았다.

송 교수는 “대만에서는 인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해 가공식품 내 인산염 함량을 ㎏당 3g 이내로 제한했다”며 “대만 남성의 인 대 칼슘 섭취 비율은 1대1.7로 우리보다 형편이 오히려 나은 편”이라고 밝혔다.

송 교수는 “나트륨도 몸에 반드시 필요한 미네랄이지만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을 일으키는 등 건강에 해로워 나트륨 줄이기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각종 식품에 나트륨 함량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며 “인 역시 필수 영양소이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칼슘과의 균형이 깨지고 사망률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으므로 표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 식품공학과 정명섭 교수는 “우유ㆍ치즈ㆍ새우ㆍ멸치ㆍ견과류 등 천연식품에도 인이 많이 들어 있다”며 “식품 라벨에 인 함량을 표시하는 국가는 아직 없으므로 이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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