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호 서울서부지청 검사

유동호 서울서부지청 검사
자녀 둔 아버지 마음으로 식품전문검사 ‘역할’

“식품범죄는 반드시 경제적 이득이 있는 데서 생깁니다. 식품범죄로 얻은 수익을 재산 압류 등의 방법으로 100% 거둬들여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식품전문검사인 서울서부지청 유동호 검사(44)는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최로 1일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29차 ‘뉴스와 셀럽이 있는 식품과 건강 포럼’에서 “지난해 5월 1일 서울서부지청에 설립된 식품안전중점검찰청이 올해 8월까지 총 112명을 입건하고 이중 30명을 구속했으며, 65억 원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며 “식품전문검사로서 자녀를 둔 아버지의 마음으로 식품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사법시험(41기)에 합격한 유 검사는 정치ㆍ기업인 등의 대형 비리사건을 다루는 특수 수사를 주로 해왔는데, 2008년 2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식품위생검사기관의 허위성적서 발급사건을 맡은 후 2009년 2월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발족했을 때 첫 파견 검사로 일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식품전문검사로서 길을 걷게 됐다.

유 검사는 “식품위생검사기관을 조사해 보니 98%가 검사도 하지 않고 ‘적합’ 판정을 내줬다”며 “이 수사를 계기로 이듬해 허위성적서 발급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됐다”고 말했다.

유 검사는 “지난해 10월 친환경 인증기관의 허위인증서 발급실태를 조사해 보니 묘지ㆍ도로ㆍ저수지ㆍ주차장 등에까지 친환경 인증을 남발했고, 수질과 토양을 검사할 때 수돗물과 야산 흙으로 시료를 바꿔치기 해 농약이 검출되지 않도록 했고, 일부 유통업자는 거짓 친환경 인증을 받은 후 7억 원 상당의 일반 농산물을 친환경농산물로 둔갑시켜 학교급식 재료로 납품하는가 하면 일부 지자체는 친환경 인증 실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함에 따라 공무원이 거짓 인증을 주도한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사 후 관련 법규를 개정시키는데 영향을 주기도 한 유 검사는 “개별식품업체를 수사하는 데에는 시간과 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검사기관만 제대로 관리하면 식품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검사ㆍ인증기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검사는 “몇 년 전 모 협동조합이 국내 유명 항공사에 기내식으로 튜브에 든 고추장을 납품하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썩은 제품을 대거 납품했는데, 이 항공사는 부패한 사실을 알고도 눈감았고, 나중에 썩은 고추장을 다시 끓여서 사용하다 발각된 적이 있다”며 “그 사건을 계기로 식품사범 전문 수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 검사가 수석검사로 일하는 식품안전중점검찰청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은 검사 4명, 수사관 6명, 특별사법경찰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 검사는 “식품안전중점검찰청은 식약처ㆍ관세청ㆍ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ㆍ농림축산검역본부ㆍ지자체 특별사법경찰관 등과 협의체를 운영 중”이라며 “식약처ㆍ농관원ㆍ지자체의 식품사건을 일괄 지휘하고 송치하는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올 2학기에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 입학, 식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아가고 있기도 한 유 검사는 “요즘 검찰에선 검사들의 전문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올 6월 검찰 내에 조직된 ‘보건ㆍ의약ㆍ식품 커뮤니티’엔 검사 103명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식품안전수사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2013년 5월 서울지검 서부지청에 설립한 식품안전중점검찰청 현판식 때 모습.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