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소금 줄이기 운동 옳지 않아…전통 발효식품은 건강에 유익”

▲ 24일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트륨 줄이기 운동의 성과와 발전방향’에 대한 세미나에서 정승 식약처장과 박인구 한국식품산업협회장,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이 주제발표자, 토론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루 2g 이하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재고돼야 한다”
“전통 발효식품의 나트륨 저감화 강요는 득보다 실이 많다”

정부가 강력한 나트륨 저감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식품의 나트륨을 줄이자는 획일적인 정책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사장 이철호)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나트륨 줄이기 운동의 성과와 발전방향’에 대한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소금은 전통 발효식품이 장기간 발효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부패균이나 식중독균의 증식을 저지하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며 “우리 전통 발효식품에 까지 나트륨 저감화 강요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나트륨에 대해 학자간에도 다른 의견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트륨 섭취 부작용에 대해서 섣불리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과연 최적의 소금 섭취량은 얼마인지를 심층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나트륨 덜 먹기 운동은 규제기관인 식약처에서 관장하기보다는 국민 식생활 개선운동의 일환으로 꾸준히 진행해야 하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나트륨 줄이기 운동의 성과와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나트륨과 질병과의 관계’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선 채수완 전북의대 교수는 “하루 나트륨을 2g 이상 섭취할 경우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된 반면, 2g 이하로 낮추면 오히려 심혈관질환의 사망률이 증가되고 4~6g 섭취 시 사망률이 감소된다는 상반된 결과가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천일염은 정제염에 비해 칼륨이 높은데, 칼륨 섭취가 높을수록 심장병 등이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칼륨이 들어있는 천일염을 넣어 만든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 한국인에게 지나친 소금 섭취의 억제는 문제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루 2g 이하 나트륨 섭취에 대한 사항은 재고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채 교수는 말했다.

박건영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WHO에서 추천된 나트륨 섭취량은 한국인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금에 민감한 체질을 가진 사람을 제외한 일반인은 천일염을 사용한 전통 발효식품을 통해 소금을 섭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함경식 목포대 교수는 토론에서 “최근 나트륨을 너무 줄였을 때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많다” 며 “천일염과 미네랄이 없는 소금은 특성이 다른데, 대부분의 연구는 미네랄이 없는 소금 섭취에 대한 연구”라며 “소금의 종류를 구분해 차별화된 나트륨 저감화 운동을 벌일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이숙종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연구원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나트륨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며, 식문화의 다양성과 지역적 특성이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현재의 권고량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인의 나트륨 상한 섭취량 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철호 교수는 “오늘 세미나를 조직하면서 식약처의 벌이고 있는 나트륨 저감화 운동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며 “가이드라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전체적인 저감화 운동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나트륨 과다그룹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등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와 한국식품산업협회 후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승 식약처장과 박인구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이 개회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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