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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언의 맛 이야기] 42. 지방이 향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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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6  1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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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이 향을 만든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고기향도 가열시 만들어지는 향이다.

캐러멜 반응은 아미노산 없이 당류만을 가열했을 때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일컫는다. 이 반응을 통해 무취 무색한 당에서 놀랍게 다양한 향과 색이 만들어진다. 당을 가열하면 당과 단맛은 줄어들고, 색깔은 짙어지며 향은 강해진다. 반응이 지나치면 쓴맛도 강해진다.

캐러멜은 대개 설탕으로 만드는데, 설탕의 구성성분인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 후 새로운 분자들로 재결합된다. 과당을 환원당이라고 하는데, 분자 내에 알데하이드 구조가 있어 반응성이 크다. 설탕은 1개의 과당과 1개의 포도당으로 되어 있어서 과당보다는 훨씬 반응성이 떨어진다. 포도당, 설탕이 캐러멜화되는 온도 160도로 맥아당의 180도 보다는 낮지만 과당 110도에 비해 훨씬 높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캐러멜 반응을 직접 알아보는 것은 간단하다. 설탕을 물과 섞은 다음 물이 증발하고 녹은 설탕이 갈색이 될 때까지 가열하는 것이다. 캐러멜 반응에 의해 생기는 향에는 여러 가지 미향들이 포함돼 있는데, 버터와 밀크 향, 과일 향, 꽃향기, 단내, 럼주 향, 구운 향 등이 대표적이다.

반응이 진행되면서 애초의 설탕이 더 많이 파괴됨에 따라 혼합물의 맛은 단맛이 줄고 신맛, 나아가 쓴맛과 거슬리는 태운 맛 등이 더 두드러지게 된다. 설탕을 아미노산이 포함된 재료들, 예를 들면 우유나 크림 등과 함께 익히면 엄밀한 의미에서의 캐러멜화와 더불어 마이야르 반응을 일어난다. 마이야르 반응은 더 다양한 화합물들과 짙은 향을 생성한다.

지방 자체는 맛이 없고 느끼하지만 지방이 많은 식품은 고소하다. 그리고 맛으로는 느껴지지 않아도 우리 몸은 여러 부위에서 지방을 느낀다. 대표적인 곳이 위나 소장 등이다. 지방산을 감지하는 것은 단순히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용도의 소재로 감지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방이 향을 만든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힘들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고기향도 가열시 만들어지는 향이다. 모든 날고기는 약하고, 피와 같은 향을 가지고 있고 특징적인 고기의 향은 조리에 의해서만 발현된다. 이런 향을 만드는 성분은 분자량이 적은 물질들이다. 아미노산과 당이 분해되고 열에 의해 복잡한 화학반응을 일으켜 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기 향 중에서 가장 인기가 있고, 가장 많이 요구되는 향은 언제나 소고기 향이다. 따라서 소고기를 쓰지 않고도 소고기 향을 만드는 연구가 많이 수행됐는데, 우지에 시스테인 같은 아미노산류 또는 단백질 가수분해물, 그리고 환원당을 사용한 소고기 향 제조법이 개발됐다.

“옛날 짜장 맛이 아니야! 돼지기름에 볶았을 때는 맛이 있었는데...”, “예전에 부침개는 맛이 있었는데 지금은 왜 맛이 없지?”

비밀은 바로 기름이다. 소기름(우지), 돼지기름(돈지)에 튀기면 맛있던 튀김이 식물성 유지에 튀기면 맛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소고기 향과 돼지고기 향의 주인공이 지방이다. 지방 자체는 향이 없지만 식품 중에 포도당 같은 당과 구성 아미노산 중 시스테인(황 함유 아미노산)을 만나면 고기향이 만들어진다.
   
 
소기름을 만나면 소고기 향, 돼지기름을 만나면 돼지고기 향이, 닭기름을 만나면 닭고기 향이 된다. 야채튀김을 튀겨도 소기름에 튀기면 은근한 소고기 향이 생성돼 맛있었던 것이 식물성 기름을 만나면 이런 향이 생기지 않아 맛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기름은 향을 유지하는 능력이 아주 크다. 대부분의 향기 성분은 기름에 잘 녹는 성분이다. 요리 중에 발생한 향이 기름에 포집돼 풍부한 향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마블링이 많은 고기가 구우면 맛이 있다.

최낙언 (주)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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