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환경이 될수록 익숙한 음식이 위안을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익숙한, 지루한 환경에서는 새로움이 쾌락인 것이다

모험은 새로운 강한 자극을 주고, 더 강한 자극이 쾌감을 부른다. 편안함과 정반대로 새로운 것이면 무조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얼리어답터는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써봐야 직성이 풀리고, 익스트림 스포츠에 빠져있는 사람은 왜 돈을 들여가면서 저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극한의 스포츠에 쾌감을 느낀다.

식품에도 나름 익스트림 미식자들이 있다. 위험하다는 복요리를 먹으며 즐거워하고, 기괴한 식재료를 먹어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이다. 평소에 식품안전을 그렇게 강조하는 세상에 전혀 동떨어진 사람들이다. 도대체 그런 DNA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생존에 유리하다는 인간 진화의 가르침일 것이다.

익숙함은 과거에서부터 먹어온 안전한 먹거리가 주는 감각일 것이다. 해외여행을 갈 때 라면을 바리바리 챙기는 사람이 많다. 그 많은 음식 중에서 라면을 챙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 있을 때는 한식이나 라면 대신 일부러 외국 음식을 찾다가 외국에 나가서 가성비 높은 현지 음식 대신에 별것 아닌 라면이 그렇게 감동을 주는 것은 익숙함이 주는 절대적인 만족감일 것이다.

낯선 환경이 될수록 익숙한 음식이 위안을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익숙한, 지루한 환경에서는 새로움이 쾌락인 것이다

인류의 성공적인 진화의 역사를 뒷받침한 것은 끊임없는 새로운 먹거리의 발굴이었다. 다른 동물은 편식한다. 먹던 것만 계속 먹는다. 하지만 인간은 온갖 다양한 먹거리를 찾았다. 두툼한 껍질을 까고, 땅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 식물의 뿌리도 캐내고, 독성이 있어서 다른 동물은 먹지 못하는 것도 가공하고 요리하여 먹는다.

인간만큼 다양한 먹을거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해 먹는 동물은 없다. 인간의 역사가 새로운 먹을거리를 탐험하고 발견하는 것을 가장 큰 기쁨 중에 하나로 여긴 생명체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최낙언 (주)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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