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경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한선경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 농업연구사

요즘 시장에 나가보면 한 단씩 묶어서 팔고 있는 고구마 잎자루를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고구마 농사를 짓기 위해 구입하기도 하지만 조물조물 나물로 무치거나 김치를 담기 위한 소비자의 선택이기도 하다.

나른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건강과 활력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비타민C와 무기질이 풍부한 고구마 잎자루를 소개하고자 한다.

고구마는 덩이뿌리를 주로 이용하는 뿌리식물이지만 최근에는 고구마 잎과 줄기에 대한 영양성분 및 기능성이 밝혀지면서 그 이용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구마 잎자루는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고구마순’이라고 불리며 나물용으로 애용돼 왔다. 5~6월부터 여름철에 수확한 고구마 잎자루는 생으로, 또는 살짝 데쳐서 나물로 이용했으며, 가을에 채취한 잎자루는 건조나물로 저장해 두었다가 겨울철의 부식, 특히 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함께 식단에 올리는 훌륭한 반찬거리로 이용됐다.

고구마 줄기에는 탄수화물, 당류, 단백질 등의 에너지원과 칼슘, 철 등의 여러 무기물질이 함유돼 있으며, 면역조절능력 및 항산화효능이 큰 것으로 알려진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특히 고구마 잎과 줄기에는 비타민C가 고구마보다 많으며, 단백질은 배추나 상추보다 많다. 탄수화물은 배추의 5배, 시금치의 2배에 가깝다.

최근에는 고구마 잎과 줄기에 들어있는 성분이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일본에서 공동 연구진이 확인했다.

고구마의 잎과 줄기에는 트리카페오일키닌산(tricaffeoylquinic acid)을 비롯한 생리활성이 강한 폴리페놀류가 많이 들어있는데, 이들 성분은 당뇨병과 그 합병증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 발표한 혈압 강하 작용은 고구마 잎과 줄기를 80% 에탄올로 추출하여 혈압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안지오텐신변환효소(ACE)를 저해하는 활성을 조사한 결과, ACE 저해활성은 고구마의 잎이 가장 강하고 그 다음이 줄기, 잎자루 순이었다.

또한 고혈압에 걸린 실험쥐의 사료에 고구마잎을 1~3% 첨가하여 먹인 결과, 수축기 혈압의 상승이 억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짙은 녹색야채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안질환 예방성분인 루테인 함량도 시금치보다 높다. 눈 망막의 황반부에 생기는 질환으로 심하면 실명에까지 이르는 ‘노인성 황반변성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6㎎의 루테인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되고 있는데(하버드대학), 고구마 잎 전용품종으로는 약 30g 정도가 이에 상당한다(시금치로는 약 60g).

게다가 루테인이 많이 함유된 잎에는 베타카로틴도 많이 들어있는데, 이는 눈의 망막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루테인과의 상승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고구마 잎자루는 생으로 이용하거나 살짝 데쳐서 다양한 요리방법으로 우리 식탁에 오를 수 있다. 색깔은 짙은 녹색이 좋으며, 껍질을 벗길 때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치면 쉽게 벗겨지며, 생으로 요리하거나 살짝 삶아 양념을 해서 먹거나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녹즙재료로 사용해도 좋은데, 잎자루만 이용 시 끈끈한 느낌이 있어 마시기에 거북함이 있다면 다른 과일이나 채소와 함께 사용하면 맛이 좋아진다.

고구마 잎자루는 7~8월 이후에 수확이 왕성할 때 쯤 채취하여 삶은 후 햇볕이나 건조기에 건조해서 저장한 후 이용하는데, 요리 시 물에 불려 탕류나 된장국에 넣기도 하고, 다시 삶아 물을 짜낸 후 양념하여 나물로 먹기도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고구마 잎자루 전용품종으로 잎자루 수량이 많고 튼튼한 ‘신미’를 개발했는데, 전남지역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또한 잎자루에 자색을 띠고 있어 항산화활성이 높은 ‘하얀미’도 잎자루 나물용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더불어 껍질을 벗기지 않고도 바로 요리가 가능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육종 중에 있다.

여름에는 평소보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음식으로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품종과 요리법의 개발로 고구마 잎자루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해본다.

주간 식품저널 2014년 6월 25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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