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은 이소플라보노이드류의 기능성 물질이 풍부하다.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생리활성 성분으로 항산화 물질이다.
우리 몸에 좋은 영양분이 쏙쏙 들어찬 콩에도 약점이 있다. 바로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 생콩을 먹으면 설사나 배에 가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먹는 것 자체가 생존에 불리하다. 콩을 삶거나 구워 먹어도 70% 정도밖에 소화가 되지 않는다.

콩 속에 다량 함유된 피트산(Phytic acid)은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특히 아연과 칼슘, 그리고 마그네슘의 체내 흡수를 저해한다. 그리고 트립신저해제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트립신(trypsin)을 억제해 소화 작용을 방해한다.

이 효소를 열처리로 불활성화 시키지 않으면 단백질을 분해해 흡수를 도와주는 췌장 속의 트립신을 억제하기 때문에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아 소화ㆍ흡수되지 않고, 단백질 부족증(아미노산 부족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콩은 이소플라보노이드류의 기능성 물질이 풍부하다.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생리활성 성분으로 항산화 물질이다. 콩 1g에는 2~4㎎의 이소플라본이 함유돼 있다. 이들은 항암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른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어린이에게는 별로 불필요한 성분이다. 더구나 맛은 쓰고 이취의 원인 물질이 되기도 한다.

콩은 기본적으로 비린내가 있다. 곡류는 지방이 적지만 콩은 지방이 많은데 지방이 분해효소와 만나서 콩 비린내가 발생한다. 지방분해효소는 풋내를 발생하는 효소이기도하다. 풀은 냄새가 별로 없다. 그런데 풀이 잘리면 상처를 통해 지방과 분해효소가 만나 풋 냄새가 생긴다. 이 효소의 작용으로 콩에서는 콩 비린내가 발생하는 것이다.

사실 콩에는 약간의 떫은맛도 있다. 떫은맛은 폴리페놀과 뮤코단백질 등이 있기 때문이다. 콩은 단백질, 지방 등 영양이 풍부하고 이소플라본, 폴리페놀 등 기능성 물질도 많다. 하지만 이들 기능성 물질은 맛이 좋은 것도 아니고, 아이에게 필요한 물질도 아니다.

어린이가 콩을 싫어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조상들은 콩으로 청국장이나 된장, 간장, 두부 등을 만들어 먹음으로써 소화흡수율을 높였다.

어린이도 시간이 지나면 이런 물질에 충분히 견디는 힘이 생기고 그때는 콩 제품을 싫어하지 않게 된다. 어린이는 예민하고 그 정도는 아이마다 다르다. 아이마다 소화력이 다르다는 것은 익히 알 것이다. 무작정 아이에게 몸에 좋다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콩을 좋아할 시기를 늦추는 작용을 하기 쉽다.

최낙언 (주)시아스 이사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며, 1988년 12월 제과회사에 입사해 기초연구팀과 아이스크림 개발팀에서 근무했다. 2000년부터는 향료회사에서 소재 및 향료의 응용기술에 관해 연구했다. 저서로는 ‘불량지식이 내 몸을 망친다’, ‘당신이 몰랐던 식품의 비밀 33가지’,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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