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화
한국식품안전협회장
[오피니언] 신동화 한국식품안전협회장

나는 오늘 아침도 커피믹스를 타서 즐거운 마음으로 그 맛을 음미하면서 마셨다. 간편하면서도 입맛에 익숙하여 매일 한 두 잔은 마신다. 혹 손님을 맞이하거나 손님으로 대접을 받을 때도 손쉽게 양촌리 커피(커피믹스)를 애용한다. 지금 이 커피믹스가 식품업계와 학계에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업체가 제기한 커피믹스에 사용하는 인산염 때문이다.

인이 주성분인 인산염은 우리가 매일 먹는 쌀, 고기, 우유 등 거의 모든 식품에 천연 성분으로 상당량이 들어있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많은 식품을 통해 인산염 형태로 인을 섭취하고 있다. 이렇게 인체에 흡수된 인은 성인 체중의 0.65~1.1%를 차지하며, 총 무게는 700g 내외에 달한다.

인은 칼슘 다음으로 우리 몸 속에 많은 무기질이며, 인체 내에서의 역할은 체액의 완충제로 작용한다. 뼈와 치아 구성으로 85%, 세포액으로 15% 정도가 이용되고 있으며, 뼈 속에는 칼슘보다 더 많은 인이 들어 있다. 인은 우리 몸의 생리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수 무기질이며, 부족할 경우 골격과 치아의 발육과 성장이 부진해지고 구루병과 골연화증을 유발하게 된다.

국내·외적으로 인산염은 식품첨가물로 안전성이 확보된 품목이며, 성인의 경우 인의 권장량은 700mg/일, 상한 섭취량은 3,500mg/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섭취하는 인의 양은 상한 섭취량의 34% 정도이다.

인산염은 식품첨가물의 일종으로 식품에 사용하는 이유는 신맛 부여(콜라), 산도 조절, 응고 억제, 팽창제(빵 등), 침전을 막는 안정제, 유화제, 산화 억제제, 보습 등 여러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이런 기능을 식품에 줌으로써 보존 기간을 연장시키고, 물성과 맛을 개선하며, 가공 편의성과 상품성 제고 등 여러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식품첨가물에 대하여 거부 반응을 보이는데, 근본적인 이유는 여러 경로를 통하여 부정확하고 부정적인 정보가 너무 많이 주입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식품첨가물이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이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막연하게 극도의 불신감을 갖고 있으며, 그 장단점을 상세하게 알려줄 기회도 별로 없는 상황이다. 즉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다.

근래의 상황을 살펴 보건데 커피믹스에 들어있는 인산염은 안전성을 따지는 문제라기 보다는 소비자가 민감하게 느끼는 식품첨가물이라는 거부 감정을 자극하여 상품을 차별화시키려는 상술의 한 방법으로 여겨진다.

이 차별화 시도가 단기적으로 자사의 판매량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전체 식품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게 봐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식품 가공업체에서는 국가가 허용한 품목과 허용량 범위 내에서 용도에 맞게 여러 종류의 식품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다. 허가된 식품첨가물들은 우리가 일생동안 허용된 양을 먹어도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는 품목들이다.

거론되고 있는 인산염도 세계 여러 나라와 국제기구에서 허용하고 있는 식품첨가물이며, 한 봉지의 커피믹스를 먹었을 때 우리가 섭취할 수 있는 인산염의 양은 26mg(일일 권장량의 3.7%)에 불과하여 인 섭취허용량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커피믹스는 현재 4,800만불(수출입통계, 2013)을 수출하는 가공식품 중 효자 품목으로 많은 세계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일반 음료화되었다. 이 음료에 대한 부정적 광고는 우리나라 식품업체에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줄 것이며 나아가 우리나라 식품업계 전반에 결코 바람직한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한 식품제조업체의 광고에 많은 언론과 기업체가 나서서 그 부당성을 밝히고 큰 문제가 있는 냥 대처하는 것은 원 광고자의 의도에 말려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안전을 관리하는 국가기관이 허가한 식품첨가물에 대하여 특정 식품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여 광고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안전성을 의심케 하여 소비자의 부정적 의식을 자극하는 고도의 심리적 술수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허가 관청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 더 이상 소비자나 제조업체의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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