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헌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장에 듣는다

▲ 김동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장

김동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과학부장은 21일 농진청이 개발한 "유채 감마리놀렌산 생산기술이 실용화되면 연 150억원 수입대체 효과와 유채가 새로운 농가 소득작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채종자에 감마리놀렌산 함유율이 8.4%나 되는 생산기술을 개발한 김동헌 부장으로부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의의와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감마리놀렌산이란?
감마리놀렌산(gamma-linolenic acid, GLA)은 혈관 내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심혈관계 기능을 개선하고, 노화 예방ㆍ아토피피부염 개선ㆍ당뇨합병증 및 치매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불포화지방산 중 하나이다. 달맞이꽃의 약효가 과학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1930년대로 이때부터 성분을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 씨앗에서 얻은 유지 속에 다량의 필수지방산(Polyunsaturated Fatty Acid ; PUFA)인 감마리놀렌산(Gamma Linolenic Acid ; GLA)이 함유돼 있고, 약효가 감마리놀렌산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감마리놀렌산은 달맞이꽃 종자유(7~10%), 보라지 종자유(20~26%) 블랙큐란트 종자유(15~19%)  등  식물 종자유에 소량 함유돼 있다. 우리나라 재배여건에 맞지 않아 현재 시판되고 있는 감마리놀렌산은 전량 캐나다 등지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감마리놀렌산 생산 관련 외국의 연구개발 현황은?
1996년부터 시작되었는데, 광합성 세균 유래 델타-6불포화효소유전자(D6DES)를 분리해 담배에 상시 발현시켰을 때 종자에서는 생성되지 않았고, 잎에서 약 1.2% 생성을 확인했다(1996, Reddy and Thomas). 1997년에는 보라지 유래 D6DES 유전자를 담배에 형질전환시켜 담배 잎에서 13% GLA 생성을 보고했다(1997, Sayanova 등).

곰팡이(Mortierella alphina) 유래 D6DES 및 D12DES를 종자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도록 조작해 유채에 형질 전환시켰을 때 43%의 GLA를 생성시켰다(2001, Liu)는 보고를 했으나, 유채를 대상으로 한 그 후의 연구보고는 없다. 식물병원 곰팡이(Pythium irregulare)유래 D6ES 유전자를 종자-특이발현 프로모터를 이용해서 십자화과인 갓에 형질 전환했을 때 내생하는 ALA를 이용해 25~40%의 GLA와 5~10%의 SDA가 생성됐다고 보고가 있다(2002, Hong).

미세조류(Phaeodactylum tricornutum) 유래 D6DES 유전자를 담배와 아마에 형질 전환시켰을 때 GLA 29.3%, 16.8%를 각각 생성했다(2002, Domergue). 보라지 유래 D6DES 유전자를 종자-특이발현 프로모터를 이용해 과발현시켰을 때 형질전환 콩에서 31% GLA와 3~4% SDA가 생합성 됐고(2004, Sato 등), 식물병원균 Pythium irregulare유래 D6DES 유전자를 종자-특이발현 프로모터를 이용해 갓에 형질 전환시켰을 때 27%와 29% GLA를 생성했다고 보고하고 있다(2005, Wu 등).

2011년 Acadia Bioscience가 곰팡이(Saprolegnia diclina) 유래 D6DES 유전자를 이용해 70% GLA 생성하는 형질전환 홍화를 개발해(2001, Nykiforuk) SONOVATM400(40% GLA/g)이라는 상표로 다이어트 식품으로 FDA 승인 받았다. 최근 중국에서는 보라지(Borage) 유래 델타-6 불포화효소 유전자를 이용한 콩에서 4.3% 함유한 것을 확인했다는 보고가 있다(2012).

델타-6 불포화효소 유전자란 무엇인가?
식물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지질은 탄소가 18개로 구성된 지방산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탄소 9번 위치, 12번 위치, 6번 또는 15번 위치에 순차적으로 불포화결합을 형성한다. 이때 탄소 9번과 12번 위치에 불포화결합하고 있는 지방산을 리놀산이라고 하고, 이것을 전구물질로 6번 탄소에 불포화결합을 형성시켜서 감마리놀렌산을 만드는 효소가 델타-6 불포화효소이다.

다시 말해서 감마리놀렌산 생합성에 키(key)가 되는 효소이다. 델타-6 불포화효소를 암호화하는 DNA가 델타-6 불포화효소 유전자이다. 이 유전자를 유채종자에서만 발현되게 조작해 유채에 도입하게 되면 유채종자에서만 효소단백질 형태로 나타나서 전구물질인 리놀산의 6번 탄소에 불포화결합을 형성시켜서 감마리놀렌산을 생합성하게 된다.

왜 갯장어에서 델타-6 불포화효소 유전자를 분리하게 되었나?
감마리놀렌산(GLA)을 생합성하는데 필수적인 효소가 델타-6 불포화효소이다. 이 효소는 오메가-3 지방산인 EPA나 DHA를 생성하는데도 반드시 필요한 효소이다. 갯장어는 일상에서 식품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참치 다음으로 EPA와 DHA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갯장어 소재의 효소가 활성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현재 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에서 유전자를 분리해 이용할 경우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감마리놀렌산 생산을 위해 왜 유채를 선택했는지?
유채에 유전자를 전환시키는 기술이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채는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재배가 가능하며, 여름작물을 심기 전에 수확할 수 있다. 감마리놀렌산을 생산할 수 있는 유채가 개발되면 이모작 밭작물로 농가에서 부가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기능성 지질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 현황은?
여러 나라에서 오메가-3 지방산인 SDA, EPA 및 DHA를 생산하는 유지작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보라지 유래 D6DES 유전자를 갖는 형질전환 콩에 애기장대 유래 D15DES 유전자를 다시 형질 전환시켜 SDA를 29% 함유하는 콩을 개발했다는 보고가 있다(2006, Eckert). 앵초 유래 D6SES 유전자를 애기장대와 아마에 형질 전환 해 각각 3%와 12%의 SDA를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2009, Sayanova 등).

몬산토에서 앵초 유래 D6DES 유전자와 붉은곰팡이(Neurospora cracea) 유래 D15DES 유전자를 이용해 SDA 30% 생성하는 형질전환 콩을 개발해(2008) FDA 안전성을 승인 받아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5종의 유전자를 겨자(Brassica carinata)에 형질전환 해 25% EPA 생성을 확인했으며(2010, Cheng), 20% EPA 생산하는 콩을 개발(2010, Kinney)해 특허출원했다. 담배 종자에서 26% EPA 생산된 바 있다(2010, Petrie).

언제쯤 실용화 되나?
8년 후에는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우수한 개체를 발굴하고, 환경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거쳐 인체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8년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경제성과 기대효과는?
현재 감마리놀렌산은 캐나다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유채에서 감마리놀렌산을 생산하게 될 경우, 연간 150억원에 이르는 감마리놀렌산의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국내 농가의 새로운 소득 작물로 기대된다. 유채종자에 감마리놀렌산 함유율이 8.4%나 되므로 고품질의 건강기능소재로서 생산이 가능하고, 소득작목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계획은?
현재 개발한 기술을 보강해 감마리놀렌산을 최소 40% 이상 생산하는 기술 개발 중이다. 앞으로 참치 등 등푸른 생선에 다량 함유돼 있는 오메가-3 지방산(SDA, EPA, DHA) 등 건강기능성 지방산을 다양한 유지작물에서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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