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연구 맡은 세종대는 계약만료 231일 지나 준공계 제출

▲ 김재원 의원은 14일 농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식재단의 한식 세계화 관련 상당수 용역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주됐으며, 재단이 계약관리 부실로 당연히 받아야 할 지체상금을 한번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식 세계화 사업의 추진주체로서 한식재단이 역량과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의원, 한식재단 무책임한 업무 수행ㆍ도덕적 해이 질타

지난 2010년 한식 세계화를 위해 주요 거점도시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을 위한 연구용역 공개경쟁입찰에서 “내부 평가위원인 농식품부 사무관과 한식재단 직원이 모의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이상하고 편파적인 평가결과가 나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선정된 세종대 산학협력단은 계약만료일을 231일이나 지나서야 용역준공계를 제출해 용역을 마무리 했다. 이 시기는 용역의 목표였던 문제의 뉴욕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사업이 이미 취소된 시점이었다.

상당수 용역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주…수시로 계약 변경도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14일 농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농식품부 및 한식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상당수 용역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주됐으며, 계약관리 부실로 당연히 받아야 할 지체상금을 한번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한식 세계화 사업의 추진주체로서 한식재단이 역량과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의원에 따르면, 한식재단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공개경쟁입찰로 체결한 계약 중 9건이 계약 체결 후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변경이 5건, 기간 변경이 7건이었고, 금액과 기간 변경이 중복된 계약이 3건이었다. 계약 변경이 두 차례 이상 있었던 계약도 2건이나 있었다.

김 의원은 “주한 외국인 한식요리 경연대회 운영 및 홍보 대행 용역(용역수행 : KP커뮤니케이션)은 한 달 반짜리 용역계약에 계약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했고, 두 번 모두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 변경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한식 스토리텔링 책자 외국어본 제작 용역(용역수행 : 스토리빈)은 3개월짜리 계약에 계약을 세 차례나 변경했는데, 1차는 금액, 2차는 기간, 3차는 금액과 기간을 동시에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엉터리 계약을 하고 용역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수시로 기간과 금액을 변경한 한식재단 계약관리 부실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6개 용역 계약만료일 이후 납품
또한 한식재단은 여러 차례 발생한 납품 지체와 이에 대한 책임으로 당연히 받아야 할 지체상금을 한 번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식재단이 김재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개 용역이 계약만료일 이후 용역을 납품했고, 그 책임으로 총 13억원의 지체상금이 발생했으나 한식재단은 이를 한 푼도 받아내지 않았다.

주요 거점도시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을 위한 연구용역(용역수행 : 세종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계약만료일을 231일이나 지나 용역준공계를 제출해 지체상금이 1억5,700만원이 발생했고, 2011 해외 도시별 외식 시장조사 및 한식ㆍ한식당 진출전략 수립 용역 북중미권역(용역수행 : 삼정KPMG) 역시 계약만료일을 220일이나 초과해 최종보고서 인쇄물을 제출하여 지체상금이 1억7,200만원이 발생했으나, 한식재단은 지체상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2010 하반기 한식 세계화 해외 종합 홍보마케팅 대행 용역(용역수행 : 제일기획)은 계약금액이 32억8,000만원이나 되는 큰 규모의 용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변경도 없이 과업기간을 105일이나 연장해 줬다”면서 “게다가 용역완료일 당일인 2011년 9월 23일 제일기획이 연장을 요청했고 이를 한식재단이 당일 바로 승인해 준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특정업체 밀어주기 위해 편파적 평가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연구용역 업체 선정을 위한 기술평가에서도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편파적 평가를 한 흔적이 드러났으며, 홈페이지 개편ㆍ온라인 마케팅에는 11억4,000만원을 투자했으나, 홈페이지 하루 방문자 수는 1,800여 명에 불과해 사업 부실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2010년 10월 주요 거점도시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을 위한 연구용역(용역수행 : 세종대학교 산학협력단) 공개경쟁입찰에서는 세종대가 전체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김 의원은 “그런데 평가위원별 기술평가 결과표를 보면 세종대를 선정하기 위해 내부 평가위원들이 사전모의를 하지 않았나 하는 강한 의심이 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기술평가위원은 외부 평가위원으로 교수 및 전문가 4명, 내부 평가위원으로 농식품부 사무관 및 한식재단 직원 각 1명,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외부 평가위원 4명의 평가점수 합계를 보면, 우선협상대상자인 세종대가 288점(평균 72점), 2순위 업체가 290점(평균 72.5점)을 받았다. 2순위 업체가 오히려 2점이 앞선 결과이다.

반면 내부 평가위원 2명의 평가점수 합계는 세종대 156점(평균 72점), 2순위 업체 122점(평균 61점)으로 세종대가 무려 34점 앞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김 의원은 “이것은 내부 평가위원인 농식품부 사무관과 한식재단 직원이 모의를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이상하고 편파적인 평가결과로, 더 큰 문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선정된 세종대가 용역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세종대는 계약만료일을 231일이나 지나서야 용역준공계를 제출해 용역을 마무리 했다. 이 시기는 2011년 11월 21일로 용역의 목표였던 문제의 뉴욕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사업이 이미 취소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한식재단은 2011년 온라인 채널을 통해 한식 세계화를 홍보·마케팅 하기 위하여 11.4억원 규모의 용역을 발주했다.

김 의원은 “당초 하루 방문자 수 목표를 1만5,000명으로 잡은 한식 세계화 사이트는 2012년 하루 방문자 수가 1,941명으로 급감했고, 2013년에는 더욱 줄어 2011년 목표의 12% 수준인 1,862명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채널도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의 경우 한국어는 1만 명, 영어는 3만 명의 팬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결과는 한국어 4,496명(45%), 영어 18,303명(61%)에 그쳤다.

트위터도 한국어 1만5,000명, 영어 1만 명, 일본어 5,000명의 팔로워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2011년에는 결과 취합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한식재단 문제의 절정은 1인당 수백만원에 달하는 행사를 아무 거리낌 없이 치르는 모럴 헤저드에 있다”면서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유럽에서 개최된 한식 가이드북 출판 기념회는 20명 이하의 소규모 출판 기념회 및 다과 체험 행사로 진행됐는데, 개별 행사에 사용된 금액만 보더라도 런던 8,987만원, 파리 9,483만원, 브뤼셀 4,769만원으로, 20명이 참석한 것으로 가정하면 1인당 소요비용이 무려 런던 449만원, 파리 474만원, 브뤼셀 238만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2012년 1월 개최한 마드리드 퓨전 한식 홍보 행사는 132명을 초청, 인당 95만원짜리 만찬을, 2013년 2월 개최한 한식당 가이드북 출판기념 정월대보름과 풍속화 테마 미디어 이벤트는 35명을 초청, 인당 270만원짜리 오찬을, 2012년 10월 개최한 뉴욕 푸드필름 페스티벌에서는 300명을 초청 인당 49만원짜리 오찬을, 2013년 2월 개최한 Delicious Collaboration of K-food & K-pop, Hansik tour in Bejing은 278명을 초청해 인당 62만원짜리 디너파티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 세계화 사업 및 한식재단 예산 집행내역
                                                                                (단위 : 억원)

 

2009

2010

2011

2012

2013

한식세계화사업

86

195

269

240

195

984

한식재단

-

101

118

79

99

398

김재원 의원은 “한식재단은 지난 4년간 약 4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국민 혈세로 집행했으며, 내년에도 126억원의 예산을 요청한 상황이지만, 재단이 보여주고 있는 이같은 무능력, 무책임, 도덕적 해이는 실망의 수준을 넘어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면서 한식 세계화 사업의 추진방식과 추진주체에 대해 근본적 재검토를 할 것을 농식품부 장관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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