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를 확대하려는 일본 정부와 JA전중(全中·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일본농협)의 합동작전은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고 집요함. 무조건 쌀밥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쌀도 경쟁력이 있어야 팔리는 상품’이라는 인식 아래 소비자를 연령별·성별로 세분화해 ‘각개격파식’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향후 10년뒤를 내다보고 어린이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학교와 가정에서의 쌀밥 확산에 무진 애를 쓰고 있음. 일본 정부와 JA전중의 쌀 소비 확대 전략을 단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쌀갤러리. 쌀갤러리는 JA전중이 식량청의 지원을 받아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규슈(九州) 등 3곳에 운용하고 있는 쌀 종합박물관이다. 도쿄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긴자(銀座) 7번지 중심가에 위치한 쌀갤러리는 쌀홍보전시장과 쌀가공상품판매장, 쌀요리실습장, 식생활상담코너가 있는 1층과, 일반인을 상대로 각종 쌀요리를 판매하는 2층으로 구성돼 있음. 긴자 쌀갤러리의 가미나가 아키라(神長暉) 소장은 “빵이나 인스턴트식품에 익숙한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긴자 중심가에 쌀갤러리를 내게 됐다”고 말함.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주중에는 1800여명, 주말에는 3500여명으로 하루평균 2200명선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20·30대 여성이 70% 이상을 차지. 이들을 위해 쌀갤러리측은 월 2~3회씩 쌀요리교실을 열어 쌀밥에 친숙하도록 유도하고 있음. 안내를 자청한 JA전중의 구보 노부하루(久保信春) 쌀소비확대 및 식생활대책실장은 “쌀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보고 듣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먹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쌀갤러리를 운영하게 됐다”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 지금은 긴자의 명소가 됐다”고 자랑. 취재를 하는 동안에도 쉴새없이 많은 사람이 쌀갤러리를 방문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2층 식당에 올라가 쌀요리를 직접 맛보기도 했음. 점심을 먹으려는 젊은 직장인의 발길도 줄을 이었음. 이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쌀 관련 식품은 100여종류. 쌀 고로케, 쌀을 넣어 만든 아이스크림, 쌀 샌드위치, 삼각 김밥 등 젊은이들의 입맛을 돋우는 식품이 즐비함. 심지어 1층에선 쌀비누, 쌀화장품까지 판매되고 있어 쌀을 활용한 가공기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케 함. 일본이 이처럼 각종 쌀가공식품 개발에 힘쓸 수 있는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택이다. 쌀 소비와 관련된 예산이 전무한 우리 나라와 달리 일본은 한 해 600억엔(약 6600억원)을 쌀 소비확대에 쏟아붓고 있음. 식량청은 우수 쌀가공업체를 선정해 포상하는가 하면 개발업체에 대해 개발용으로 정부 비축미를 무상 지원하기도 함. 식량청 다나카 마사오(田中正雄) 농림수산기관(기술관)은 “쌀소비 확대는 국가 전체의 곡물자급률과 국민건강 등 핵심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말함.(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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