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라 농업연구사
식량과학원 답작과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밥 중심의 주식이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은 쌀알(곡립) 형태로는 밥에 한정되나, 쌀가루의 형태로 이용할 경우 다양한 가공 이용이 가능한 중간재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웰빙 열풍의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쌀가공식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밥쌀용 쌀 소비는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가공용 쌀은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가공산업 육성 및 소비촉진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가공용 쌀 소비량을 2012년 42만3000톤에서 2015년 70만 톤(쌀가루 50만 톤 포함)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 1970년대부터 쌀의 가공적성을 구명하고 식품 연구에 노력을 기울여 현재는 가공용 쌀 이용이 전체 쌀 생산량의 약 15%에 이르고 있으나, 우리나라 가공용 쌀 소비량은 국내 생산량의 6%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에서 기능성과 가공을 목적으로 한 다양한 쌀 품종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이러한 쌀 품종별 용도에 따라 쌀 품질 특성을 구명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쌀의 가공 이용 확대를 위해서는 양질의 쌀가루를 만들어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하므로 쌀가루용에 적합한 쌀의 특성을 구명하고 쌀가루 제조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쌀가루 제조공정 확립

쌀은 다각형의 복합전분립 구조로 되어 있으며, 매우 조밀하고 단단하여 미세하게 분쇄하기 어렵다. 또한 부적절한 방법으로 제조할 경우 쌀가루의 입도 분포는 불균일해지고 전분립이 손상되므로 적절한 제분기의 선택과 제분방법에 의한 쌀가루 제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류식제분기는 쌀 입자가 기류에 의해 서로 충돌하거나 분쇄기 내부 벽면 등에 부딪혀 분쇄되는 방식이다. 사이클론장치 등을 통해 공기분급을 이용하여 제조된 쌀가루 중에서 적합한 크기의 쌀가루를 선발할 수 있으며 공기기류 속도와 분급속도에 의해 쌀가루 입자 크기 등 쌀가루 품질이 좌우된다.

기류식 제분기를 이용해 공기기류 속도 40~60Hz, 분급속도 5~15Hz로 분쇄한 경우 입자크기는 70㎛ 이하, 손상전분 함량이 10% 이하인 쌀가루를 제조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으로 제조된 쌀가루를 이용하면 빵ㆍ과자 등의 제품으로 가공 시 수분흡수 표면적과 흡수 정도의 증가를 막아 최종 쌀가공제품의 구조나 색의 변형을 방지하여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쌀가루용에 적합한 쌀의 특성

기류식제분기를 이용한 쌀가루 제조조건이 모든 품종의 쌀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분 특성이 다른 13종의 쌀을 적용하고 분쇄하였다.

공기기류 속도 40 내지 60Hz 및 분급속도 5 내지 15Hz의 조건에서 입자크기 70㎛ 이하이고 손상전분의 함량이 10% 이하인 밀가루와 유사한 특성을 갖는 쌀가루를 제조할 수 있는 품종은 설갱이었다.

설갱은 1991년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현 국립식량과학원) 에서 일품벼에 돌연변이 처리를 해서 육성과정을 거쳐 2001년에 등록된 메벼이다. 설갱은 전분 및 분쇄된 입자의 형상이 일반 쌀과 달리 타원형의 둥근 모양을 나타내어 쌀가루용으로 적합한 품종이다.

쌀가루용 쌀 이용기술 보급

그동안 쌀은 밀보다 가공이 어렵다는 게 가공식품 원료로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지만 가공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맞춤형 쌀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쌀가루용에 적합한 품종 개발 및 보급으로 수입밀가루 10% 대체하게 되면 연평균 20만 톤의 쌀가루 소비가 예상되며, 이를 통한 쌀가루 산업의 활성화와 쌀 소비촉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미라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

주간 식품저널 2013년 8월 28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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