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삼풍식연 회장

얼마 전 조선일보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천일염과 정제염 등 소금에 대해 기고한 글을 보고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몇 자 적는다.

소금은 양성이온인 나트륨 원소 한 개와 음성이온인 염소 원소 한 개가 결합하여 중성화된 물질로 염(Salt)이라고 하며, 짠맛을 가지고 있다.

이는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루어진 탄수화물인 설탕이 단맛만을 갖는 것과 같이 분자화학적인 특성을 갖는다. 탄수화물이 단일한 맛을 갖는 반면 단백질은 20여 종류의 각각 다른 맛을 가지고 있는 아미노산들로 결합∙중합된 것으로 아미노산의 구성 비율에 따라 맛이 다르다.

염화나트륨은 나트륨 40%, 염소 60%의 비율로 구성된 중성염으로 단일한 짠맛을 갖는다. 그러나 소금은 만들어지는 환경과 제조과정에서 나트륨과 염소의 존재 비율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중성을 기준으로 나트륨 함량이 많아지면 단맛이 나고, 염소량이 많아지면 신맛을 동반한 기분 좋지 않은 쓴맛을 갖게 된다.

소금의 짠맛은 염소를 동반한 중성염의 맛이다

이는 나트륨염(Sodium salt)과 염소염(Chlorine salt)이 갖는 본래의 짠맛에 변화를 일으킨다. 단일 성분인 나트륨과 염소가 물에 용해된 것은 수산화나트륨(양잿물)과 청강수(염산, hydrochloric acid)라 칭하는 극약성분인데, 이를 무진 희석한 것을 맛보면 수산화나트륨은 단맛을, 염산은 신맛을 가진 쓴맛을 느끼게 한다. 이는 수산화나트륨은 알칼리성이고 염산은 산성의 대표적인 맛이다.

따라서 “소금의 짠맛은 나트륨의 맛이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짠맛을 느끼게 하는 것은 나트륨 때문이 아니라 염소를 동반한 중성염의 맛이기 때문이다.

소금에 대한 잘못된 개념은 소금을 염이 아닌 단일한 나트륨으로 생각하는 오류 때문이다. 우리가 소금을 섭취하면 인체는 영향을 받는다. 소금은 염소가 60%이고 나트륨이 40% 비율로 구성되어 있는데, 음이온(-)인 염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에 나트륨과 염소가 각각 미치는 생리화학적인 영향을 살펴야 한다. 단백질은 알칼리성인 나트륨에는 용해가 용이한 반면, 산성인 염소에는 수축과 경화를 일으킨다. 따라서 혈관을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은 나트륨에 의해 용해되어 부드러운 현상을 일으키나, 염소에는 수축과 경화를 일으키게 된다.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염소에 의한 것이지 나트륨에 의한 것이 아니다. 

소금과 나트륨, 염화나트륨을 혼동하지 말라

따라서 중성염인 소금을 나트륨이라 칭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소금을 분자의 구성 상태를 해석하여 나트륨의 활성보다는 염소의 작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성인병에 대한 소금의 영향을 규명할 수 있게 된다. 인체에 나트륨은 유익한 영향을 주게 되나 염소는 위산에 함유되어 소화 효소에 도움을 주는 작용 이외에는 거의 없다.

황교익씨는 이 칼럼에서 “천일염의 나트륨 함량은 80~85%이고, 정제염은 98~99%이다. 정제염에는 물이 없고, 천일염에는 물이 13~18% 함유된 것이다. 천일염의 물 함량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천일염에는 나트륨이 적어 건강에 좋다는 거짓 신화를 만들기 위한 꼼수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표현은 식품위생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부족으로 보인다. 또, 나트륨과 염화나트륨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식품공전에 식염의 수분 규격 정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식품을 합법적으로 판매하려면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기준과 규격을 지켜야 한다. 식품공전상 식염의 수분규격을 보면 천일염은  15% 이하, 재제소금은  9%이하, 태움ㆍ용융소금과 정제소금은  4% 이하, 가공소금은 5.5% 이하로 되어 있다. 이 같은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식염으로서 판매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제염에는 물이 없고, 천일염에는 물이 13~18% 함유된 것이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끝으로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저염식품에 대한 노이로제는 이만 멈춰야 할 것이다. 소금은 결코 나트륨이 아니고, 염소와 결합된 중성염이다. 40%의 나트륨에 비교하여 60%의 염소가 주체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소금이라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지성규 삼풍식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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