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투자, 순창 장류산업 단지에 최신 위생 설비 갖춰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함께 먹는 시간은 특별하다. 단순히 허기를 재우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먹으며 마음을 채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때 가족이 먹는 음식은 집에서 손수 만드는 것이 오랜 관습이었지만, 현대사회의 생활패턴은 이 관습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사먹는 음식에, 빨리 만들어진 음식에 익숙해져 있던 어느 날, 우리 전통 장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최상의 위생조건에서 전통장류를 생산하는 업체가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아 나섰다.

▲ 김중필 순창장류(주) 대표이사는 현대화된 시설을 통해 품질이 균일한 전통장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00% 순창산 원료로 간장ㆍ된장ㆍ메주 생산

11월 2일 가을 하늘이 맑은 날 아침, 전북 순창장류단지로 향했다. 마침 2일은 순창 장류축제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순창장류단지는 시끌벅적 축제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 순창장류단지에 자리 잡은 농업회사법인 순창장류(주)는 메주 등 전통 장류를 HACCP 인증 받아 위생적이고 현대적인 공정으로 대량생산을 하는 업체이다. 전통메주를 대규모로 생산하는 것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최초의 시도이며, 순창군이 지역특산물 생산 활성화를 위해 직접 투자하는 지자체 참여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메주를 생산하는 제1공장(연면적 7,101㎡)은 2011년 2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된장과 간장 등 전통발효식품을 생산하는 2공장(연면적 3,617.79㎡)은 2012년 6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생산라인은 2012년 8월 식약청으로부터 HACCP 인증을 받아 완벽한 위생조건을 자랑하고 있다.

장류 원재료인 콩은 100% 순창산을 사용하며, 자체 선별한 순창지역의 우수균으로 고품질의 한식된장과 간장을 생산한다.

순창장류(주)는 ‘슬로우’와 ‘로컬’을 표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집에서 만든 장류의 맛을 순창산 고품질 원료를 이용하여 생산한다는 것인데, 김중필 대표이사는 품질이 균일한 전통장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안정적인 대기업의 연구원 생활을 뒤로 하고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우리 전통장류를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식 장류는 세계화에 성공한 일본의 미소에 견주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으며, 현재 중국의 호텔에서 된장이 조식으로 제공되는 등 우리 장류의 해외 진출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온라인쇼핑몰ㆍ홈쇼핑ㆍ4대 마트 입점 확대 추진

김 대표는 "현재 순창장류(주)가 직면한 최대의 난관은 판로 개척이다. 소비자용 된장이 500g 단위로 생산되고 있으나 아직 홍보 부족으로 판매가 활발하지 못해 공장 가동률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라며 " 판매는 주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하고 있는데, 11월 중순 경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해 직접판매를 늘리고, 홈쇼핑 런칭, 4대 마트 입점을 통해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원료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 현재 순창농협에서 농민들과 계약하여 공급받는 콩이 연간 300t인데, 생산목표를 달성하는 데 부족하므로  진안, 장수, 남원, 임실 등지에서 생산되는 콩을 구입하여 연간 3,000t의 원료를 확보하게되면 전북 동부권 농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사는 ‘슬로우’와 ‘로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2년 상반기 중 소비자가 원하는 균을 배양하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맞춤형 메주를 보급하고 있다.

▲ 순창장류(주)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메주와 2차 제품을 생산해 전통 한식장류를 국제적 메뉴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사진은 전통메주 생산과정을 설명하는 김형회 생산팀장.

소비자 맞춤형 메주 생산, 한식 장류 국제적 메뉴 육성

또 메주와 함께 된장, 간장 등과 다양한 메뉴를 개발,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고 한식 장류를 국제적 메뉴로 재탄생시킨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순창장류(주)는 선조들의 손맛이 명맥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대에  음식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후대에 전한다는 문화적 의미를 담은 보기 드문 사업체이다. 현대적 생산 공정에서 다시 태어난 전통 장류가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하고,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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