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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모조)분유 수입 눈덩이, 분유재고 ‘한 몫’올 4월 말 현재 8,696톤 수입, 매년 수입 ‘증가세’
김성훈 기자  |  kimsunghoon@foo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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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5.31  08: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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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위해 무관세 분유 들여와 분유만 ‘눈덩이’
88개 기업…서울우유, 무역통계 불구 “수입 안했다”
남양유업, ‘발효유ㆍ조제분유’ 원료…매일유업,“유음료” 사용

혼합분유 매년 증가세

최근 정부가 수급조절과 물가안정을 위해 무관세로 탈지 및 전지분유를 들여오고 있는 가운데, 혼합(모조)분유 수입량이 매년 증가세를 보여 분유재고 과잉에 한 몫 하고 있다.

29일 관세청 무역통계자료에 따르면 ‘혼합(모조)분유(HSK 0404901000, 0404902000, 1901902010, 1901902020)’는 올 4월 말 현재 8,696톤이 들어왔다.

이같은 혼합분유 수입량은 구제역 발병으로 인해 젖소 3만3,000마리가 줄어 우유공급 부족이 심화한 지난해 1~4월에 비해 33%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입량은 2009년보다 23%, 2010년보다 14% 늘어났다. 연도별 혼합분유 수입량은 2008년 26,042톤, 2009년 25,939톤, 2010년 31,572톤, 2011년 36,127톤이 들어왔다. 지난해 수입량은 전ㆍ탈지분유 수입량 38,766톤에 버금가는 량이다.

특히 혼합분유 수입업체는 가공식품업체뿐만이 아니라 대형 유업체까지 포함돼 있어, 우유가 남아 분유재고가 쌓여가고 있음에도 팔 데가 없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유업체들의 호소를 무색케 하고 있다.

유업체, 왜 혼합분유에 매력 느끼나

전ㆍ탈지분유 수입가격은 관세율 176%를 적용할 경우 1㎏당 7,000원에 이르지만, 올 1분기 무관세 할당 분유의 수입가격은 1㎏당 4,000원선에 불과하다. 반면 올 들어 들어온 혼합분유에 관세율 36%를 적용하면 1㎏당 수입가격은 5,300원대이다.

혼합분유 수입가격이 무관세 수입 분유가격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무관세 분유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혼합분유 수입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업체를 비롯한 식품기업들의 수입 혼합분유 선호현상은 단지 가격에 국한한 문제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유업체들이 유제품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도 무관세 분유보다 가격이 높은 혼합분유를 굳이 수입하는 것은 치즈를 만들고 남은 훼이파우더, 코코아분말, 곡물 등이 혼합돼 있어 가공제품을 만들기 수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당초에는 분유의 고율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혼합분유를 대체해 사용했으나 오랫동안 혼합분유에 길들여지면서 혼합분유의 특성에 맞춘 제품을 개발해온 덕에 가격이 높더라도 혼합분유를 선호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에 이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조제분유와 농후발효유를 만드는 원료로 혼합분유를 쓰고 있다면서, 전ㆍ탈지분유로는 대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유음료를 생산하는데 있어 혼합분유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혼합분유는 특히 곡물 등이 섞여 있어 아기들이 먹는 조제분유를 비롯 농후발효유, 유음료, 제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의 수입 분유 무관세 할당, 그리고 한미FTA와 한ㆍEU FTA 등을 통한 저율관세할당(TRQ)물량 증대 등으로 저가 전ㆍ탈지분유 수입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무관세 할당, FTA 의무도입 TRQ 맞물려 재고 늘어나

식품기업들이 혼합분유 수입에 계속 매달린다면, 국내 분유재고 문제는 풀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식품업계와 유가공ㆍ낙농산업계의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한ㆍEU, 한미FTA의 결과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TRQ(저율관세할당) 물량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유가공협회 등을 통해 계속 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FTA를 통해 EU에 제공한 무관세 TRQ물량은 전ㆍ탈지분유 1,000톤, 치즈 4,560톤, 버터 350톤, 유장 3,350톤이다. 미국엔 전ㆍ탈지분유 5,000톤, 치즈 7,000톤(14년), 버터 200톤(9년), 유장 3,000톤(9년) 등을 제공했다. 이들 저율관세(무관세) 할당물량은 해마다 3% 늘려야 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한미FTA와 한EU FTA협정 발효에 따른 TRQ분유 수입으로 인해 연간 475억원에 달하는 관세수입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수급조절과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해 3만톤에 이르는 전ㆍ탈지분유와 생크림에 대한 무관세 수입물량을 할당하고, 한국유가공협회를 통해 배정했다. 또 올 들어 1만700톤에 이르는 전ㆍ탈지분유와 생크림 무관세 수입량을 할당해 지난 1월과 4월 한국낙농육우협회를 거쳐 배정했다.

바꿔 말해서 무관세 또는 저율관세 분유 수입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면 밀려드는 외국산 분유 수급관리를 위해서는 혼합분유에 대한 수요를 전ㆍ탈지분유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이다. TRQ 분유 수입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혼합분유에 대한 식품기업들의 수요가 여전하다면 상당량의 분유재고가 불가피해 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가공ㆍ제과ㆍ제빵ㆍ아이스크림 등 식품산업 사용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3월간 기타 천연밀크 조성분 함유물품(혼합분유 등, HSK 040490)을 수입한 업체는 남양유업, 빙그레, 푸르밀(롯데우유), 한국야쿠르트, 롯데삼강, 훼미리식품, 타스엔후디스, 롯데제과, 해태제과식품, 크라운제과, 롯데칠성음료, 비알코리아(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동서식품 등 31개 기업이다.

또 혼합분유 등 (HSK 190190)의 품목을 수입한 업체는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한국네슬레, 서강유업, 한국야쿠르트, 기림식품, 한국메디칼푸드, 코스트코코리아, 데어리푸드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한국뉴초이스푸드, 엘지전자, 씨제이제일제당, 오가닉코리아, 카길애그리퓨리나, 한국암웨이, 롯데상사, 롯데제과, 대한제당, 농심, 롯데칠성음료, 대한제분, 농심켈로그, 비알코리아,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 오뚜기 등 88개 업체로 나타났다.

혼합분유 수입업체의 입장은

남양유업 관계자는 “혼합분유는 아이들을 위한 조제분유, 그리고 농후발효유의 원료로 전량 사용하고 있다”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일고 있는데 전ㆍ탈지분유로 대체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전ㆍ탈지분유는 가공유를 비롯한 유음료에 사용하는 만큼 용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유기농 곡물과 섞은 혼합분유만을 들여와 유음료 제품의 원료로만 쓰고 있다”며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혼합분유 수입여부에 대해 “한국무역협회에서 제공하는 수입업체 목록에는 수입량이 나오지 않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가뜩이나 무관세 분유가 많이 들어와서 우유가 남아도 분유를 만들어 팔 곳이 없는 상황으로 서울우유는 혼합분유를 수입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분유재고를 보면 올 3월 6,313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530%가 증가했으며, 전분기 대비도 283.1%가 증가했다. 잉여원유 발생에 따른 분유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로 환산할 경우 올 3월 7만3,979톤의 재고가 쌓여 있다.

강세를 거듭하던 국제 유제품가격이 지난해 6월 3,950달러에서 10월과 11월 3,450달러로 하락해 약보합세를 보이자, 지난해 전체 전ㆍ탈지분유수입량의 40% 가량이 11월과 12월 두달간 집중해서로 들어왔다. 분유 수입이 지난해 연말에 한꺼번에 쏠리면서 물가를 낮추기 위한 정부의 분유 무관세 수입량 확대조치는 기대했던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10일 제3차 우유수급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올해 생산량 전망치를 당초 보다 약 7만톤(3.5%) 증가한 208만톤으로 수정하고, 수요량은 6만5,000톤(3.4%) 감소한 186만톤, 잉여량은 7만톤(33.3%) 증가한 22만톤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당초 수급전망치를 뒤엎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낙농산업의 안정을 위해서 정부, 식품기업, 생산자단체 등이 나서 혼합분유 수요를 전ㆍ탈지분유로 전환하는 자구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혼합분유는 우유수급 교란 복병, 1997년 긴급수입제한 발동 

혼합분유는 그동안 낙농ㆍ유가공산업의 원활한 수급을 교란하는 복병으로 오랫동안 자리해 온 것이 사실이다.

농식품부는 혼합분유의 수입 억제를 위해 이례적으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하기도 했다. 

지난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전ㆍ탈지분유에 220%를 넘나드는 고율관세가 적용되자, 1994년 이후 식품기업들은 고율관세를 회피하기 위한 분유 대체재인 혼합분유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1997년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한 정부는 무역위원회의 산업피해조사를 거쳐 그 해 3월 7일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정부는 1997년 혼합분유 수입쿼터를 2만251톤으로 할당하고 2001년까지 수입쿼터를 매년 5.7% 늘려가기로 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는 산업피해조사의 적정성과 수량제한 조치의 불가피성에 관한 문제를 들어 WTO에 소송을 제기했다. 1998년 설치된 WTO패널은 1999년 6월 우리나라의 패소를 판정했다.

정부는 1999년 9월 상소했으나 그해 12월 WTO상소기구는 패널의 판정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00년 5월 긴급수입제한조치를 종료했으나,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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