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희종 서울대 교수, “우려가 현실화…사회문제화 해야”

<속보> 광우병 위험부위로 알려진 소 내장 외에도 소머리, 소족, 소꼬리 등 곰탕용 소부산물이 미국에서 들어와 고급 식당과 호텔을 비롯한 관광음식점 등에 대량으로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관광용품센타를 비롯해 씨제이프레시웨이, 대우인터내셔널, 대한제당, 현대종합상사, 한화 등 대기업들이 광우병 전달 우려가 큰 미국의 소부산물을 취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까지 소 내장, 소 위, 소머리, 소족, 소꼬리 등 미국산 소부산물 수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짭짤한 유통마진 때문이다.

이를 테면 소 내장(곱창) 도매시세는 ㎏당 4,000원 내외로 수입상사로부터 시장 상인에게 인도될 때 230%가량의 마진이 붙는다. 또 도매시장으로부터 식당을 거쳐 소비자들에 이르기까지 620% 정도의 마진이 발생한다.

미국에선 소 사료로도 쓰지 못하게 하는 그야말로 폐기물에 가까운 미국산 소 부산물이 국내에 들어와 고급 외식업소에서 값비싼 음식으로 둔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재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프리온학회에 참석중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10일 식품저널 기자와 인터넷 메시지를 통해 “(소내장을 비롯한 광우병 위험 소부산물 수입은) 제가 2008년도에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던 부분이었다”며 “2008년 촛불집회 이후 내장을 수입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할 때에 그동안 (소 내장을 비롯한 미국산 소부산물이) 수입돼 왔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또 “OIE기준은 필요조건에 불과한 통상 권고 사항이고 EU는 충분조건인 과학기준이자 준수사항임을 2008년 이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며 “그동안 수입돼 온 것이 사실이라면 사회문제로 제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미국산 소부산물 얼마나 들여왔나

10일 관세청 무역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소의 신선 식용설육(주로 머리와 머리의 절단육(귀포함). 꼬리, 염통, 허파, 간, 콩팥, 췌장, 뇌수, 허파, 목, 혀, 생식기 등, HSK 020610)의 수입실적은 2000년 이후 2,284톤 1,579만달러어치가 수입됐다. 특히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거의 수입되지 않다가 2010년 196톤, 2011년 652톤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3월 말까지 145톤, 1,097달러어치가 들어왔다.

미국산 소의 냉동 식용설육 등(HSK 0206299000)는 지난 1997년부터 현재까지 2005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 걸쳐 7만4,028톤, 2억7,259만달러어치가 수입됐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이 늘기 시작해 그해 1,940톤, 2010년 4,288톤, 2011년 9,150톤, 그리고 올 들어 3월말까지 2,084톤, 1,160만7천달러어치가 들어왔다.

미국산 소족(HSK 0206292000)은 지난 2000년 이래 3만1,373톤 4,017만3천달러가 수입됐다. 2005년~2009년까지 거의 수입이 이뤄지지 않다가 2010년 3,197톤, 2011년 2,945톤이 들어왔다. 올 들어 3월말 까지 609톤, 71만5천달러어치가 수입됐다.

미국산 소꼬리(HSK 0206291000)는 지난 2000년 이후 1만3,913톤 5,423만3천달러어치가 들어왔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거의 수입되지 않았던 미국산 소꼬리는 2010년 146톤, 2011년 365톤이 들어왔으나 올 들어 무슨 이유에서인지 단 1톤이 들어오는데 그쳤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대다수의 나라가 소에게 먹이는 것 까지 규제하고 있는 광우병 위험부위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고 있어 광우병 차단에 심각한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부산물이 소비된 곳은?

소내장, 소머리, 소족, 소꼬리 등 미국산 소부산물은 단체급식 보다는 호텔, 관광식당, 고급 외식업소 등으로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머리는 국제수역사무국(OIE)과 유럽(EU)과학위원회가 모두 광우병 소의 특정위험물질(SRM)로 지목하고 있는 두개골, 뇌, 눈, 편도, 혀 등과 밀접한 부위이다. 또한 소족은 유럽과학위원회가 소 내장과 함께 기타 SRM으로 지정해 규제하고 있는 부위다.

소꼬리는 공식적으로 SRM으로 분류되진 않고 있으나 적게나마 엉덩이 일부와 함께 고아먹는 특성상, 미국산 소꼬리는 우리 소비자들에게 있어 혐오대상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5월 당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즈음해 공무원들에게 미국산 소꼬리곰탕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공무원 1,131명 가운데 92.3%가 "먹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2008년에 마련된 검역당국의 수입쇠고기SRM부위 확인요령에 따르면 뇌 눈 머리뼈 척수 편도 회장 등 6개 부위는 발견 즉시 통관을 보류하고 반송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등뼈신경절과 척추는 다른 부위와 혼재해서 수입될 경우 보수작업을 거쳐 분리 후 통관한다. 또 이와는 별도로 소머리, 소내장, 등뼈, 척추 등을 SRM 포함가능 4개 부위를 별도로 분류해 놓고 있으나 통관보류와 같은 규제는 뒤따르지 않고 있다.

누가 들여왔나?

10일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는 2012년 1월~3월간 미국산 소족, 소머리, 소꼬리 등 소 부산물(HSK 020629)의 수입 업체 명단은 씨제이프레시웨이(주), 주식회사푸르밀, (주)대우인터내셔널, 대한제당(주), 현대종합상사(주), (주)한국관광용품센타, (주)동남, (주)에이미트, (주)유어초이스, (주)나진코퍼레이션, (주)드림엑스팜, 삼성식육(주), (주)하이랜드푸드, (주)제니스유통, (주)미트라인, (주)베스트미트, (주)하이그린, (주)혜성프로비전 등이다.

또 올 들어 미국산 소의 신선 식용설육(주로 머리와 머리의 절단육(귀포함). 꼬리, 염통, 허파, 간, 콩팥, 췌장, 뇌수, 허파, 목, 혀, 생식기 등, HSK 020610)을 수입한 업체들의 명단은 씨제이프레시웨이(주), (주)한화, 현대종합상사(주), (주)한국관광용품센타, 화명산업(주), (주)하이푸드, (주)아워홈, 오케이미트(주), (주)나진코퍼레이션, (주)드림엑스팜,(주)제니스유통, (주)한결엘에스, (주)혜성프로비전, 등이다.

씨제이프레시웨이, “3월 선적분 이후 소부산물 수입 중단 계획”

한국무역협회가 제공하는 2012년 1월~3월간 미국산 소족, 소머리, 소꼬리 등 소 부산물(HSK 020629, HSK 020610) 수입업체 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씨제이프레시웨이는 소 내장에 이어 미국산 소부산물 모든 품목에 걸쳐 수입업체 목록에 모두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관광호텔과 관광식당을 회원사로 두고 식재료 등을 공급하고 있는 한국관광용품센타는 소 내장 수입업체 목록에는 없었으나 소꼬리, 소머리, 소족과 같은 부산물 수입업체로 등록돼 있다.

씨제이프레시웨이 관계자는 11일 “미국산 소 내장은 수입한 것이 맞지만 소머리 소족 소꼬리는 수입한 적이 없다. 소꼬리는 호주산만 수입했다”고 소 내장 외에 미국산 수입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앞선 10일 소 내장에 이어 미국산 소머리, 소족, 소꼬리 등 소부산물을 추가로 수입한 사실이 확인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소부산물은 씨제이의 주력 상품이 아니다.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올 3월 선적분을 끝으로 앞으로 소부산물은 원산지를 가리지 않고 일체 수입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학교급식을 비롯한 단체급식 식재료의 경우 요리종류, 납품가격 등을 고려할 때 미국산 소부산물을 쓰기 어렵다. 급식 식재료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소부산물을 이용한 음식 종류, 그리고 단가 등을 고려했을 때, 고급 외식업소를 통해서 유통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씨제이프레시웨이는 이와 관련해 미국산과 함께 호주산 소부산물 또한 수입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용품센타, “회원 호텔, 관광식당 등지에 미국산 소꼬리 공급”

한국관광용품센타 관계자는 “회원사인 호텔과 관광식당 등지에 미국산 소꼬리를 공급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관광용품센타는 정부 지원을 받지 않았냐”는 물음에, “정부 지원을 받긴 했으나 공공기관은 아니고 민간기업”이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산 소꼬리만을 취급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올 3월 말 현재까지 미국산 소꼬리는 예년과 달리 단 1톤밖에 수입되지 않았다. 또한 한국관광용품센타는 소머리를 주로 다루는 미국산 소의 신선설육(머리과 그 절단육 등)의 수입업체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미국산 소머리와 소족, 소꼬리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다”며 미국산 소부산물 수입 업체 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종합상사ㆍ동남, “소머리, 소족, 그리고 소꼬리도 수입”

소부산물중 광우병 전달 위험이 가장 커 보이는 소머리는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들여와 곰국거리로 유통됐다.

현대종합상사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소머리, 소족 소꼬리 등 고객의 요구에 따라 모든 곰국용 소부산물 수입을 대행해 왔다”고 말했다.

외국산 소부산물 수입도소매 업체인 (주)동남의 관계자는 “소머리, 소족, 소꼬리 등 모든 미국산 소부산물을 취급해 온 게 사실”이라며 “소매도 직접 하긴 하지만 도매상들을 상대로 미국산 소 부산물을 공급하는 일이 많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미국선 소도 먹을 수 없는 소 내장 대기업서 수입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