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이 전해주는 정보를 접한다. SNS를 사용하면 나도 정보를 생산할 수 있다. 정보의 검색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2012년 현재는 이런 멋진 정보의 시대이다.
 
그러나 넘치는 정보는 손안에 없어 불안하고, 진위가 불분명한 정보로 부당하게 고역을 치룰 수도 있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요즘의 화두는 큐레이션이다. 큐레이션이란 누군가가 제공한 원(原)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말한다. 넘쳐나는 정보에 지쳐가는 사회를 생각할 때 큐레이션은 중요한 키워드임에 틀림없다.

이런 사회적 현상과 논리는 식품산업에도 적용된다. <자연식품, 유기농식품, 위해 가능 영양소(지방, 당류, 나트륨)의 함량을 낮춘 영양식품, 그리고 기능성식품> 이들은 글로벌 마켓의 동향을 잘 분석해 내는 것으로 유명한 Euromonitor가 선정한 미래 유망 식품군으로, 모두 건강을 지향하는 건강식품(healthy foods)산업에 속한다.
 
그렇다면 이들을 건강식품으로 구분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조에 사용되는 원재료와 제조과정이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은 공통적으로 소비자에게 호소하는 강력한 정보를 가지고 있음이 특별하다. 

건강식품에 사용되는 식품정보의 흐름은 원(原) 콘텐츠가 생산되고, 이에 기반하여 큐레이션된 새로운 콘텐츠들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는 면에서 전형적인 현대 정보전달체계를 따른다. 원(原) 콘텐츠란 학자들이 생산하는 과학적 정보인데, 소비자 이해도와 접근성이 매우 낮으므로 큐레이션 없이는 산업적 가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과학적 정보를 선별하여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큐레이션을 담당하며, 그 결과물이 표시 및 광고이다. 이 때 건전한 과학과 진실된 큐레이션의 조합은 소비자 건강과 미래 산업 발전에 모두 청색 신호를 줄 수 있으나, 그렇지 않아 생기는 허위 또는 과대 표시 및 광고는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정부는 식품 정보의 흐름에 대한 큰 원칙을 세우고, 이에 위배되지 않았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제 식품 정보를 생산하는 주역은 학계, 산업계, 정부임이 그리고 각 주역의 역할은 무엇인지가 명확해진다. 학자는 균형감을 유지하며 편견에 치우치지 않은 건전한 과학적 자료를 생산하여야하며, 산업계는 과학적 자료에 근거하고 정부가 제시한 원칙에 유념하여 진실된 표시와 광고를 전파하여야 하며, 정부는 합리적인 논리로 원칙을 세우고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관리체계를 수립하여 식품 정보의 흐름이 크고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여야 한다.

“미래 식품의 정보 관리”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과거의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난 창의성과 참신성도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 튼튼한 원칙과 자유로운 표현, 이 두 가지 조화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미래를 기대해본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식품저널 2012년 2월호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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