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향상 및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소비자의 식생활 문화 및 농식품의 소비 경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늘어나는 외국 농산물의 수입으로 인한 유해물질 오염 파동과 잦은 식품안전 사고 발생으로 인하여 소비자의 농식품 선택 기준은 기존의 양과 가격에서 품질과 안전성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고품질 안전 농식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품종 선택, 친환경적 재배 등 생산 단계에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생산이후 소비자의 식탁에 이르는 과정에서 농식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유지 또는 향상시키는 수확후처리기술이 필요하다.

농식품의 품질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수확후처리기술은 생산단계에서 농식품에 오염되었을지도 모를 이물질을 세척하거나, 가정에서 요리하기 쉽게 껍질을 제거하는 것과 같은 가공기술, 신선도 유지를 위한 포장 및 저장유통기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좋은 품질의 농식품을 가려내는 선별기술, 그리고 유해한 농약이나 식중독균과 같은 유해물질의 오염을 예방하는 안전성 진단기술을 포함한다.

농촌진흥청은 농식품의 품질안전성 향상을 위한 수확후처리 가공기술 분야에서 공기방울 및 전해수를 이용하여 상추, 깻잎, 청경채 등의 엽채류를 세척하고 유해미생물을 살균하는 세척·살균 시스템, 도라지 표면의 흙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 다음 일정한 크기로 자르는 세척 및 박피세절기, 공기방울 및 물분사 세척과 동시에 오존수로 사과 표면을 살균하고 코팅하는 사과 세척기, 인력작업보다 35배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감자세척기, 열수를 이용하여 표면의 곰팡이 및 세균 등을 제거하고 건조하는 착색 단고추 열수세척기, 그리고 달걀 표면의 세균 및 이물질 제거용 세척시스템 등의 기계를 개발하였다.

농식품 포장 및 저장유통기술 분야에서는 유통단계에서 기체로 인한 생리적 장해 방지와 저장기간의 연장을 위해 저장고 내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및 기체상 에탄올 농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기체 조성값을 자동으로 변경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고 자동 환경제어 장치, 원예산물의 유통기간을 늘리는 고습도 저온저장고, 장시간 쌀의 품질 유지를 위한 벼 건조 겸용 저온저장고, 저장시 중량감모율을 크게 감소시킨 사과 예냉겸용 저온저장고, 그리고 축냉재와 냉각기를 겸비해 원예산물의 신선도 유지 및 유통비용 절감을 실현한 저온수집·예냉·저장·수송 겸용 축냉식 저온유통 컨테이너를 개발하였다.

또한, 수확직후 사전 건조 후 저온저장을 하는 기술을 적용하여, 마늘의 부패율을 기존 30%에서 0.5%까지 줄일 수 있었으며, 포도와 같은 연약과실의 친환경 택배상자를 개발하여 배송시 포도의 손상 발생 상자 비율을 90%에서 4.3%까지 줄일 수 있었다.

현재 대형식품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당도(Brix) 표시 감귤처럼 당도가 높고 먹음직스러운 고급 과일을 골라내어 농식품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선별기술분야에서는, 영상처리나 근적외선 스펙트럼 분석법과 같은 비파괴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농식품의 등급을 판별하고 있다.

현재 상품화가 진행된 기술로는 감귤, 사과, 배, 복숭아와 같은 과일의 내외부 결함과 당도를 판정하여 자동으로 등급화하는 비파괴 과일 자동선별기, 소리를 이용하여 내부 결함과 당도를 판정하는 수박선별기, 중량 기준으로 선별되던 파프리카를 형상과 밀도까지 선별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최근에는 한식의 세계화를 위하여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치와 달걀의 세균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소리 파형을 분석하여 달걀 껍질에 있는 미세한 금을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는 자동 파각란 검사장치를 개발하였다.

농식품의 유해물질 검사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기 때문에 안전사고 이후에 수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의 개선을 위하여 정부에서는 사전예방적 농식품 안전성 향상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식중독균과 같은 농식품 유해물질의 조기 진단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수확후처리 안전성 진단기술 분야에서는 생체물질과 물리적센서를 결합하여 검출 성능을 향상시키고 진단 시간을 단축시킨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통신용으로 사용되던 광섬유를 이용하여, 육류나 가금류에 잘 오염되어 많은 식중독사고를 발생시키는 리스테리아균을 배양과정 없이 검출할 수 있는 광학식 바이오센서, 표지 시약이 필요없는 살모넬라 검출용 임피던스형 바이오센서, 유기인계 잔류농약 검출용 표면플라즈몬공명형 바이오센서를 개발하여 기존에 수일씩 걸리던 검사시간을 수 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많은 수확후처리 기술이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농식품의 품질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 요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생산단계에서의 관리가 어려운 수입농식품의 증가로 인하여 보다 새롭고 효율적인 수확후처리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최근 여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나노기술, 정보기술, 바이오기술 들을 융합하여 보다 성능이 향상된 농식품 품질안전성 향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실현되면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대형식품점에서 소비자가 구입하는 농식품의 이력 및 신선도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고, 나노바이오센서를 이용하여 조리전 식재료의 식중독균 오염을 사전에 감지하며, 다차원 분광분석 기술로 당도나 주요 영양성분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게되어,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회복과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영
농촌진흥청 수확후처리품질과
농업연구관
 


주간 식품저널 11월 9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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