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농촌진흥청 공동기획

알고 먹으면 두 배로 맛있는 우리 농산물 이야기(17) 맛좋은 보약 사과

하루 한 개로 대장암·당뇨병·동맥경화 예방

매일 2개를 먹으면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 배출에 큰 효과
표면이 까칠하고 꼭지는 물기가 있으며 밝고 붉은색이 좋아

에덴동산과 지나온 곳은
어디일까?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보면 흑해와 카스피해에 연한 코카서스 지방이 사과의 유력한 원산지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는 카자흐스탄의 인근 숲에서 야생사과의 에덴동산(다양한 야생사과가 자라는 작은 언덕)을 발견하여 이곳을 사과의 원산지라고 하였으나 정작 이곳은 알마아타(사과의 아버지라는 뜻)라고 불리는 지역명 자체가 사과의 고향임을 말해주는 곳이었다.

또 이 원산지에서 세계 각국으로의 전파경로를 보면, 기원전에 유럽에 확대되었고, 로마제국 시기에 영국으로, 17세기경 아메리카에 건너가고, 18-20세기에는 남반구로 확대되었다. 동양에서는 2세기에 중국 전한시대에 역사상으로 처음 나오며, 9세기경에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다.

능금과는 어떻게 다른가?

우리나라에서 사과는 가장 먼저 신라시대의 구전가요인 ‘처용가(879)’에서 ‘멋’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으며, 기록으로는 고려시대 ‘계림유사(1103년)’에서 ‘임금(굟檎)’으로 기술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임금’이 지금의 능금의 어원이며, ‘임금(王)’과 발음이 같아 나라에서 상서로운 과실로 소중히 여겼다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 재래종 사과 종류인 능금이다.

오늘날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사과는 학명이 Malus domestica Borkhausen인데, 이것은 개화기에 서양 선교사를 통하여 처음 도입되어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대부분 미국에서 육성되어 일본을 거쳐 들어온 품종들이 많다.

다양한 모양의 꽃과 사과

사과의 꽃은 종류에 따라 빠른 것은 4월 중순부터 늦게는 5월 중순까지 이어서 피기 시작한다. 색깔도 흰색, 연분홍, 빨강에서 자색에 이르기까지 아름답게 핀다. 우리 조상들이 동성동본이면 결혼을 반대했듯이 사과 품종은 같은 종류의 꽃으로는 수정을 하지 않는 성질이 있다. 또 사과꽃은 반드시 벌이 다른 품종의 꽃에서 꽃가루를 날라주어야 수정이 되어 결실이 이루어지며, 사과나무는 이 시기에 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밀원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후지’(64.0%), ‘홍로’(13.7%), ‘쓰가루’(4.6%) 등으로 색깔이 붉게 착색되는 종류로 품종이 단순한 편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보면 붉은 색 이외에도 ‘골던 데리셔스’의 노랑색, ‘그라니스미스’의 녹색 그리고 ‘알칸사스 블랙’의 검은색에 가까운 것 등 다양한 색깔의 사과가 재배되고 있다.

영양학적 가치는?

사과의 영양 성분은 당분, 유기산, 무기성분, 아미노산, 향기 성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사과의 수분 함량은 평균 85% 정도이고 당도는 11~14。Bx이다.

당의 종류로는 과당이 반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포도당, 설탕 등이다.
신맛 성분인 유기산은 사과 품종이나 숙도에 따라 0.2~0.8% 들어 있으며 이들 산은 주로 구연산으로 당분과 유기산이 많은 과즙에 풍미와 상쾌감을 준다.
무기성분은 칼륨이 제일 많고 칼슘, 인, 나트륨, 철 등이 함유되어 있다. 아미노산은 다른 과일에 비해 적은 편이며 그 조성은 아스파라긴산과 아스파라긴이 많다. 그 외 소량의 필수 아미노산도 들어 있다.

사과의 주요 향기는 30여 종이며 에스테르, 알콜 및 알데히드류가 많아 향기가 풍부하다. 비타민C가 풍부하여 괴혈병 방지, 항산화 방지, 피부노화 방지, 감기예방 및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B도 많다.

기능성은?

사과의 칼륨은 염분을 배출하고 만성 피로를 예방하며, 혈압 상승을 방지한다. 사과의 펙틴은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며, 당뇨병을 예방하는 기능을 갖는다. 사과의 구연산은 인체의 피로물질을 제거하며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사과의 식이섬유는 소화흡수를 촉진하며, 변비, 당뇨병과 대장암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으며, 다이어트에도 좋다.

껍질은 어떤 성분이 있는가?

사과껍질 표면에 끈적끈적하게 손에 묻는 것은 어떤 물질이 있다. 사과 껍질이 갖고 있는 천연성분이다. 사과가 익으면서 스스로 과피를 보호하기 위해 내는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리놀산이나 올레인산이다. 최근 리놀산은 제3의 비타민제로서 주목받는 비타민F로 식용으로 아주 좋은 기능성 성분이다.

사과껍질은 다량의 항암성분 및 비타민C의 보고이다. 플라보노이드와 페놀산이 많이 들어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우리 몸을 지켜주는 건강 장수물질로 특히 세포를 파괴하는 니트로사민(Nitrosamine)과 구운 고기나 구운 생선에 들어있는 발암물질(HCA)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이들의 독을 녹여준다.

최근 일본 아오모리현에서는 사과의 식이섬유‘애플 펙틴’이 체내에 섭취된 유독 방사성물질인 세슘-137의 배출을 촉진하는 기능이 있음을 입증한 해외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도쿄 전력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사고에 의한 내부 피폭 억제수단으로 사과를 먹도록 홍보하고 있다. 그것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후 피폭된 어린이를 대상으로 애플 펙틴 혼합물을 투여한 결과 방사성물질(세슘-137)이 2/3로 감소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사과 껍질에 많이 들어있는‘우르솔산(ursolic acid)’은 근육을 강화해주는 효과가 있어서 노화나 질환에 의한 근육 소실(muscle wasting)을 예방하는데 유용하다.

사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과는 성질이 차고 섬유질이 많아서 장을 자극하여 배변과 위액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밤에 먹으면 속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과를 “아침에 먹으면 금, 저녁에 먹으면 독”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과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도 저녁에 먹으면 안 된다.

그러나 정상적인 사람이나 저녁에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저녁에 사과를 먹으면 다음날 변비 해소에 좋다.

맛있는 사과 고르는 요령

과실을 만져 보았을 때 표면이 다소 까칠한 느낌이 들며, 색깔은 밝은 붉은색이 좋다. 꼭지는 푸른색이 돌고 물기가 있는 것이 싱싱하다. 사과를 가볍게 두드렸을 때 탱탱한 소리가 나는 것이 육질이 단단하다. 크기는 품종에 따라 다르나 많이 먹는‘후지’와‘홍로’품종은 250~300g 정도의 것이 보통 크기의 것이 맛있다.

봉지를 씌우지 않은 사과가 유기산, 비타민 등의 성분이 높고,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 같은 사과라도 냉장 보관 후잘 씻어서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남종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시험장 농업연구사
 


주간 식품저널 9월 28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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