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농촌진흥청 공동기획

알고 먹으면 두 배로 맛있는 우리 농산물 이야기(5)
식탁 위에서 만나는 약초

칼슘 함량 높은 ‘삽주’ 성장 발육에 도움
민들레, 봄철 입맛 없을 때 ‘제격’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노란색 민들레 꽃 그림이 배경으로 깔린 3월의 달력을 넘기면서 길거리에서 대학생들의 밝고 환한 옷차림에서, 코끝을 맴도는 쌀쌀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에서, 우리는 맘을 설레게 하는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러한 봄을 혹시 오늘 아침 식탁에서 만나보진 않았는지? 봄의 식탁에 많이 등장하는 냉이된장국, 달래무침, 봄동나물... 생각만 해도 입안에서 봄이 느껴진다. 이처럼 우리는 매일 매일 식탁 위의 나물, 무침 속에 숨겨진 다양한 약초를 접하게 된다. 본고에서는 식탁 위에서 만나면 좋을 약초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더덕, 도라지, 머위, 민들레, 산마늘, 삽주, 잔대를 소개한다.

 
 

더덕, 성장기 청소년의 웰빙식품으로
하얀 진액이 나오는 더덕 뿌리의 껍질을 까서 칼등으로 두들겨 빨간 고추장 양념을 묻혀 석쇠에 구워먹던 ‘더덕구이’. 향긋한 냄새에 한 번 취하고 쌉쌀한 감칠맛에 한 번 더 취할 수 있는 더덕. 이러한 더덕도 얼마든지 변신이 가능하다. 더덕은 식용으로 줄기 끝에 나오는 새싹을 이용하는데 잎을 건드리기만 해도 특유의 향이 난다. 향은 데치는 과정에서 없어지므로 더덕 새싹 요리는 데쳐서 물에 잠시 담가두는 센스가 필요하다. 더덕새싹을 살짝 데쳐서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밑반찬으로 활용하거나 더덕 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샐러드용 채소들과 섞어 드레싱과 함께 신선한 생채로 먹어도 좋다. 튀김요리는 고온에서 기름에 튀겨지는 과정에서 향도 같이 없어지므로 훨씬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다. 더덕은 뼈와 치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P)이 100g당 102㎎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시금치의 4배 정도의 함량으로 매우 높은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간식용 튀김에 활용하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고영양, 웰빙 식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도라지, 기관지 약한 어린이에게 좋아

차를 타고 지나가거나 들길을 걷다가 한번쯤은 예뻐서 눈 여겨 보았을지도 모를 꽃, ‘도라지’. 도라지(길경)는 애달픔과 화사함이 어우러진 보라꽃과 청초하면서도 해맑은 흰 꽃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약초이다. 작은 인삼이라 불리는 도라지는 예전부터 기침이 심한 어른들이나 기관지가 약한 어린아이에게 달여 먹였으며, 우리 식탁에서는 빨갛게 버무린 도라지 생채무침으로 많이 접해 본 약초이다.
도라지는 뿌리만 무쳐 먹는다는 편견은 이제 그만 버리자. 땅콩과 호두와 같은 견과류를 이용한 도라지새싹 무침,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도라지어린잎 무침, 도라지새싹 덮밥 등 다양한 영양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도라지는 더덕과 마찬가지로 인(P)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식품으로 소개할 수 있다. 예전에는 도라지 새싹이나 어린잎을 산이나 풀밭에서 채취하여 먹었으나 요즘에는 자생종의 보호차원에서 재배한 것을 구입하여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원에 심어두면 여러해살이 식물이라 매년 새싹이 올라오므로 봄마다 밑동을 채취하여 먹어도 되는 매우 경제적인 약초이다.
 
머위, 뼈와 이를 튼튼하게
머위는 꽃이 먼저 피고 다음에 잎이 나오는 약초로 냇가 등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머위는 꽃, 잎, 줄기를 조리에 이용할 수 있는데, 꽃봉오리는 꽃턱잎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은 것을 사용해야 하며, 잎과 줄기는 소금물에 데쳐 물에 담가둔 다음 사용한다. 줄기는 껍질을 벗겨 사용하면 훨씬 질감이 부드러워 먹기에 좋다. 머위는 칼슘(88㎎/100g)과 인(68㎎/100g)의 함량이 높아 뼈와 이를 튼튼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비타민 A를 만들 수 있는 베타카로틴(4,522㎍/100g)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시력보호에 효과적인 약초이다.
연한 노란빛 머위 꽃봉오리를 튀기면 눈으로도 즐기면서 먹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음식이 되며, 꽃봉오리를 잘게 다져 볶음쌈장에 넣어 먹어도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껍질을 벗긴 줄기는 초절임으로 하거나 잔새우나 멸치와 같이 볶으면 훌륭한 밑반찬이 된다. 잎은 살짝 데쳐 쌈으로 이용해도 되고 참기름만 넣고 살짝 버무리거나 간장조림으로 해서 먹어도 좋다.
 
민들레, 봄철 식욕부진 해소에 제격
어렸을 적에 야산이나 풀밭에 하얗게 모여 있는 민들레 홀씨를 ‘후~~’하고 불어본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씩 떨어져서 바람타고 멀리멀리 날아가던 아련한 추억속의 그 민들레.
민들레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약초이다. 꽃은 해가 뜨면 피는데 채취하면 바로 오므라드는 특성이 있으므로 채취하여 바로 조리에 이용하면 좋다. 민들레는 봄철에 찾아오는 식욕부진을 해소해 줄 수 있는 B1(티아민)의 함량이 높으며, 신체의 전반적인 에너지 대사를 증대시켜주는 B2(리보플라빈), 나이아신, 칼륨이 풍부하다. 꽃의 노란빛을 그대로 살리고 싶으면 식초를 약간 뿌려 살짝 데치면 되고, 잎은 약간 쓴맛이 강하므로 데쳐서 물로 몇 번 헹구어주면 된다. 민들레를 이용할 수 있는 조리법은 무침, 초무침, 샐러드, 튀김 등 다양한 요리에 응용할 수 있다. 우리 토종약초 민들레를 활용한 노란색 꽃 튀김, 꽃을 이용한 초무침, 민들레잎 된장무침 등 눈으로 봄을 감상하면 음미할 수 있는 영양만점의 봄철 식탁을 제안해본다. 
 
산마늘, 나른함 해소ㆍ피로회복에 효과

산마늘은 우리가 흔히 먹는 마늘과 비슷한 강한 향을 가지고 있으며, 잎이 막 벌어지기 시작할 때 채취하여 먹으면 좋은 약초이다. 외관상으로는 독성을 가지고 있는 은방울꽃과 새싹이 매우 비슷하므로 직접 채취할 경우에는 주의를 해야 한다. 산마늘은 칼슘, 인, 철 뿐만 아니라 B1(티아민)과 나이아신 함량이 높으며, 특히 비타민 C(62㎎/100g) 함량이 풍부하여 봄철의 나른함 해소 및 피로회복에 효과적인 약초이다. 산마늘은 새싹, 잎, 꽃을 조리에 이용할 수 있으며, 마늘 특유의 향을 제거하려면 데쳐서 물에 담가두면 된다. 마늘 향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고기를 구워 먹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산마늘 새싹을 같이 먹어주면 느끼한 맛을 잡아주면서 소화도 촉진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경험할 수 있다.
요즘은 마늘이 들어간 퓨전 이탈리안 음식이 웰빙음식으로 젊은층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마늘의 알싸한 맛을 내는 황화합물이 조리과정에서 단맛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잡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늘 대신 산마늘 새싹이나 잎을 활용하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산마늘 파스타, 피자 등의 새로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삽주, 칼슘 함량 높아 성장 발육에 도움
 

삽주(백출)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주요 약용작물로서, 최근에는 소화제의 원료로 대량 이용되고 있는 매우 유용한 약초자원이다. 이러한 삽주는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칼슘 함량이 시금치(40㎎/100g)보다 2배 이상 많아 성장발육에 유익하다. 또한 여성들에게 많이 부족한 철분은 100g당 4.4㎎으로 평상시에 조림, 무침, 튀김 등으로 섭취하면 빈혈 예방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삽주는 칼슘, 철분, 인, 비타민 B1(티아민), 나이아신 등의 미량영양소 함량이 일반 채소에 비해 매우 높으며, 그 외에도 여러 종류의 정유성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우리 몸에 유익한 카로틴, 이눌린, 알카로이드, 탄닌 등을 함유하고 있어 간편한 조리법으로 자주 식탁에서 접하면 좋다.
삽주의 새싹은 전체가 하얀 솜털로 덮여 있고 줄기를 꺾으면 하얀 유액이 나오는 특징이 있는데, 봄에 새싹의 잎이 벌어지기 시작할 때가 적기이다. 새싹과 어린잎은 특별한 향이 없어서 다양한 요리에 이용이 가능하며 특별한 밑손질이 필요 없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삽주의 어린잎을 살짝 데쳐서 된장 등에 살짝 무치거나, 참기름, 깨소금과 함께 살짝 무쳐서 먹어도 봄철 입맛을 돋우는데 좋으며, 튀김옷을 얇게 입혀 튀기면 어린이에게 권장할 만한 영양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잔대는 초롱꽃과로 가을에 연보라색 종모양의 꽃을 피우는 약초로 새싹은 약간 붉은 빛을 띠며, 톱니모양의 잎은 줄기를 중심으로 4-6장씩 둘러 퍼져 난다. 봄에 입이 벌어지기 시작할 때 채취하거나 약간 자란 것은 부드러운 끝 부분을 사용하면 된다. 잔대는 당근에 많이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6,900㎍/100g)의 함량이 매우 높아 야맹증 및 시력저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예전부터 면역력 증대 및 병후 회복에 많이 사용되어 오던 약초이므로 봄철 식탁에서 자주 만나게 되면 환절기 감기예방은 특별히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잔대의 새싹은 된장국 등에 넣어 먹으면 좋으며, 살짝 데쳐서 물에 헹구어서 나물, 무침, 조림 등 다양한 조리에 활용할 수 있다. 신선할 때 부침이나 튀김에 이용하면 비타민 파괴를 최소화하면서 파릇한 새싹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최애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농업연구사

주간 식품저널 2011년 3월 23일자 게재

잔대, 베타카로틴 함량 높아 시력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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