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하여 약과 음식을 하나로 보아왔으며 음식을 적절히 섭취하면 건강을 보존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인식하여 왔다. 음식은 약물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나 식품섭취는 장기간 계속되기 때문에 오히려 약물보다 인체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서양의학의 대표자인 히포크라테스는 “좋은 식사로 건강을 유지하고 좋은 식사가 그대의 약이 되리라.” 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이와 같이 동ㆍ서양 모두에서 건강과 식사는 떼어 놓기 힘든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식품섭취는 간편성과 가공음식 및 서구화된 식단으로 만성질환의 발병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식습관은 불규칙적이고 영양소 섭취는 불균형적이다. 식습관 및 생활습관과 관련된 만성 퇴행성 질환은 발병과정이 비가역적이어서 일단 발병하면 발병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속성이 있어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식습관 및 생활습관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 변화하는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영양지식의 습득은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을 나열해 보았을 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상위권에 두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공개한 2009년 OECD 건강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9.1세를 기록해 OECD국가 평균 수명 78.9세를 0.2세 앞질렀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2001년 76.4세, 2003년 77.4세, 2005년 78.5세 등으로 연평균 0.5세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소득수준의 향상과 경쟁적인 사회문화는 불규칙한 식생활과 부적합한 식품 선택, 과잉영양섭취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였고, 건강을 유지하면 오래 사는 것은 현대인에게 참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자신이 섭취하는 음식이 더 건강하고, 더 효과적이길 원하며, 우리 몸에 들어온 음식이 체내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영양소가 좋고, 나쁜지에 대한 정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사람들은 어떤 것에 “좋다 VS 나쁘다”로 구별하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의 구별이 필요한 사람은 질병을 가지고 있어서 꼭 제한을 두어야 하는 극히 일부의 사람에게는 필요한 구분이지만, 일반인에게 있어서 음식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방송이나 대중 매체를 통해 이슈가 되는 음식은 마트나 가게에서 하루 만에 동나고, 어떤 음식이 어디에 좋다는 기사를 접하면, 그 음식만 계속 섭취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음식이 최고의 보약이다‘라는 말은 결코 단일 식품 섭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특정 식품에 대한 효능에 치중하기 보다는 건강한 음식 섭취의 기본인 “다양한 음식을 적절히 균형있게 적당량 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음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 섭취의 기본 원리에 충실한 식사 생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조여원
한국영양학회 회장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교수
 
 

주간 식품저널 2011년 3월 23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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