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저널-농촌진흥청 공동기획
 
알고 먹으면 두 배로 맛있는 우리 농산물 이야기(4) 방향성 약초


대표적 보혈 한약재 ‘당귀’ 부인병ㆍ산후조리에 특효

2010년 7월 햇볕이 따사롭고 구름 한점 없는 어느 날! 충북 음성군 소이면 소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10만여㎡로 조성되어 있는 약용식물 시험포장에서 인근 초등학교에서 방문한 어린 학생들이 해맑은 모습으로 당귀, 천궁 등 800여종이 넘는 약초의 그윽한 향기를 맟으며 선생님들의 손을 붙잡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요즈음 급변하는 사회와 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현대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점차 그 강도가 더해 가고 있으며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상에 지친 심신의 위로를 받기 위해 도시민들은 가족과 함께 주말에 산과 들을 찾아 편백나무, 소나무, 잣나무, 향나무 등에서 분비되는 피톤치드의 향을 맞으며 삼림욕을 즐기기도 하고 방향성 식물의 정유 성분을 소재로 한 향기치료(Aromatherapy)가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기후변화가 뚜렷하고 토양이 다양하여 예로부터 우수한 약성을 가진 기능성 약초를 활용한 민간요법 및 전통의약이 발전되어 왔다. 최근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중국의학서적보다 앞서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이 등재된 사실은 우리 토종약초와 전통 한의학의 우수성이 입증된 것이며, 향후 세계화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방향성을 갖는 많은 약초가 있어 실제로 이러한 약초를 이용한 한방 및 실생활에서의 활용 사례가 예전부터 있어 왔다.

서양에서도 방향성 식물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소재로 이용하고 있는데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식물들이 있다.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좋은 로즈마리(Rosemary), 껌, 아이스크림, 담배 등의 향으로 사용되고 있는 박하(Mint), 허브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입욕제로 많이 쓰이고 있는 라벤더(Lavender), 우울증, 신경안정, 숙면에 효과가 있는 레몬 밤(Lemon balm), 해열, 진정, 소화불량에 좋은 캐모마일(Chamomile), 장어나 미꾸라지 요리의 비린 냄새 제거에 사용하는 세이지(Sage), 샐러드, 스프 등에 향신료로 사용하는 차이브(Chive) 등이 그 예이다.

본 기고에서는 지난번 소개된 색이 고운 약초에 이어 독특한 향이 있어 예로부터 한방과 민간에서 이용하여 왔던 몇 가지 약초를 소개하고자 한다.

 

당귀
당귀는 옛 문헌에 ‘산후의 나쁜 피를 없애고 원래의 피로 되돌아오게 한다’고 하여 예로부터 대표적인 보혈 한약재로 부인병이나 산후조리에 특별한 효험이 있다. 최근에는 기능성 건강보조식품으로 개발되어 당귀차, 당귀죽 등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어린순은 나물로 식용한다.

 


 

 

천궁
천궁은 뱀이 냄새를 싫어한다고 하여 뱀이 피하는 풀이라는 뜻으로 ‘사피초’라고도 부른다. 향이 강해 책상이나 머리맡에 놓으면 방향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재로 기와 혈의 원활한 순환을 도우며 몸 안으로 침입한 풍의 기운을 없애는 동시에 지통의 효과도 있어 월경통이나 불규칙한 생리, 복통, 옆구리 통증, 타박상, 두통 등의 증상에 이용된다.
 


 

 

곽향
식물명은 배초향이며 잎은 콩과 비슷하게 생겼고 식물체에서 특이한 향이 있다고 하여 곽향이란 이름이 전래되었다. 한방에서는 두통,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치료에 이용되어 왔으며 민간에서는 생선찌개 같은 요리에 비린내를 없애는 향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간장과 된장의 향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회향
회향은 위를 튼튼하게 하여 소화를 돕고, 입 냄새를 없애주고 동맥경화를 예방해주고 잠을 잘 자게 한다. 본래 회향은 썩은 간장이나 물고기에 이것을 넣으면 본래의 냄새로 돌아간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식품의 향료로 냄새를 없애는데 흔히 쓰인다.

 

백지
식물명은 구릿대이고 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진한 향을 풍긴다. 한방에서 백지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소염 및 배농작용과 항균 작용을 가자고 있어 진정, 진통약으로 감기, 두통, 치통, 안면신경통 등에 쓰이고, 담배 제조 시 부재료로 이용된다.


쑥은 신비한 약효를 지니는 식물로 예로부터 귀중히 여겨왔다. 쑥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쑥, 산쑥, 황해쑥의 잎만 말린 것을 애엽(艾葉)이라고 하며, 조금 다친 약한 상처에 잎의 즙을 바르기도 한다. 옛날에는 말린 쑥을 화롯불에 태워 여름철에 날아드는 여러 가지 발레, 특히 모기를 쫓기도 했고, 집에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단오에 말린 쑥을 집에 걸어두기도 했다.

 

목향
목향은 다년생 초본식물인데 마치 나무같이 보이고 향기가 좋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다섯 가지 향기가 난다고 하여 오향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목향은 진통작용과 방향성 건위작용, 거담 작용을 하므로 토사, 설사 등에 효능이 있다. 주성분인 알란토락탄(alantolactone)은 강한 살충력이 있어 회충구제에도 효과가 있다.

정향
정향은 향신료로 쓰이며, 육류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한방에서 소화기능을 강화해 주는 약재로도 쓰인다. 기원전 3세기 중국 후한의 ‘한관의’ 라는 책에 의하면 궁중 관리들이 황제를 알현할 때 입 냄새를 없애기 위해 이것을 입에 품었으며 ‘계설향’이라고 불렀다. 매우 향기롭고 식품, 약품, 방부제 등에 쓰인다.

 

어성초
식물명은 약모밀이며 어성초에 대한 이름의 유래는 이 약초의 잎과 줄기에서 생선의 린내와 같은 냄새가 풍겨나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방에서는 어성초가 해열, 해독, 소염 등에 효능이 있고 폐질환 치료제로 이용된다. 원폭을 맞은 히로시마시에서 제일 먼저 소생한 풀로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이 약초를 이용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아토피 및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의약품은 물론 건강식품, 미용제까지 개발하여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안태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농업연구사


 

주간 식품저널 2011년 3월 9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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