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가 들게 되면 체내에 활성산소가 축적되어 혈관도 노화가 진행된다. 혈관 노화로 고혈압이 초래되면 높은 압력이 혈관벽에 가해져서 혈관 내피조직이 손상되고. 그 손상 부위에 혈전이 형성될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침착으로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성이 상실되는 동맥경화가 초래된다. 혈관 노화와 함께 당뇨병도 치료되지 않으면 눈 모세혈관의 장애나 신장 사구체의 경화가 일어나 실명이나 신기능 불능으로 발전하게 된다.

꽁치나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인 EPA나 DHA가 함유되어 항혈액응고작용과 혈관이완작용으로 혈전증과 고혈압에 효능이 있어서 혈관 노화로 인한 혈관 건강에 등푸른 생선이 거론되어 왔다. 최근에 색깔음식이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는데 효능이 있다고 각종 언론매체에서 보도하고 있다.

음식에 색깔을 내는 것은 주로 식물성 음식재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색깔음식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채소와 과일을 음식에 사용한 것인데, 그 자체를 썰거나 잘라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루를 내어 풍미와 색소로 사용하기도 한다. 고전적으로 채소와 과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필수 영양소로 인식되어 왔다. 최근에 이러한 화려한 색깔을 가진 채소와 과일은 영양소는 아니지만 생리활성물질로 인정된 식물성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블루베리나 복분자 등의 자주색 계열의 과일열매에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심장과 뇌혈관을 보호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산되기 시작한 블루베리는 핀란드에서는 최고의 건강과일로 ‘검푸른 보석‘ 이라고 한다. 최근 신장세포실험 및 당뇨쥐 동물모델에서 검정옥수수의 색소성분인 안토시아닌 추출물이 당뇨합병증인 당뇨신장증(diabetic nephropathy)을 완화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포도주에는 레스베라트롤의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다. 레스베라트롤은 강력한 항산화 효능이 있어서 혈관노화와 심장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근거로 ‘적포도주를 즐기는 프랑스인은 미국 등 다른 서구인에 비해 혈관 질환 사망률이 낮다’고 하는 프렌치 파라독스가 유명하다. 사람의 호염기성구를 IgG 항체로 감작시켰을 때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세포매개물질의 분비를 레스베라트롤이 억제시킨다는 실험결과를 얻었다. 최근에 동맥경화증도 산화 LDL이 염증인자로 작용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감귤이나 오렌지의 노란색 계열의 과일에 많이 함유된 헤스페리딘 성분은 탁월한 항산화효능을 지니고 있어서 혈액내 LDL 산화를 억제하여 혈관 조직 대포세포에서 거품세포 형성을 감소시켜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나린진이란 배당체 성분도 이와 유사한 효능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푸른색 녹차잎에는 탁월한 생리활성물질인 카테킨이 함유되어 있으며 카테킨은 전형적인 플라보노이드 성분이다. 혈관 노화와 함께 생성된 활성산소는 혈관내피조직의 손상을 초래하여 동맥경화증의 위험을 높인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고 혈관내피세포의 세포사멸을 억제하여 혈관의 노화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규명되었다. 샐러리 줄기에 함유된 luteolin은 동맥경화 초기단계의 단핵구의 혈관내벽으로의 이용을 억제하여 초기동맥경화를 차단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흰색계열의 양파에는 커세틴이란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있어서 혈관내피세포의 사멸 억제, LDL 산화 억제 및 혈행 개선 등 만능의 탁월한 효능을 보였다. 마늘의 유황성분의 일종인 알리신은 세포 노화를 억제시키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로 이미 많은 보고가 있다.

전통적으로 한방에서 다루는 ‘오장육부와 5가지 색깔음식’에서 하나의 색깔음식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혈관을 가지고 혈관 노화를 최대한으로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색깔 성분의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식사습관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혈관질환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속해 있다면 더욱 더 색깔음식 섭취가 필요하다고 본다.

강영희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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