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별ㆍ부처별로 서로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식품안전 관련 일부 용어를 통일하고, 소비자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주는 용어를 순화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과 한국식량안보재단(이사장 이철호 교수)은 9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노연홍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 정부 기관 관계자와 연구기관, 학계,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품안전 관련 용어 통일 및 순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최인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 노연홍 식약청장 등이 축사(자료집)를 했으며, 식품단체에서도 방옥균 한국식품공업협회 상근부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용어통일 또는 순화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각기 다른 의견들이 개진돼 식품안전 관련용어의 통일이나 순화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발제>
GMO(Genetically Modified Oganism)는 ‘유전자재조합’ ?
방사선조사식품은 비가열살균ㆍ냉온 살균ㆍ조사살균…?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기혜 박사는 Risk assesment와 GMO(Genetically Modified Oganism)에 대해 국무총리실 의뢰로 작성된 ‘식품안전 관련용어 통일을 위한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 박사는 Risk assesment에 대해 농식품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노동부 등 7개 소관부처 14개 관련 법률에서 위험평가, 위해성 평가 등으로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하고, 식품안전과 관련해서는 ‘위해 평가’로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GMO(Genetically Modified Oganism)에 대해서는 농식품부, 보건복지부, 지식경제부 등 3개 소관부서 5개 법률에서 유전자변형, 유전자재조합 등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식품안전관련 법률에서는 ‘유전자재조합’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변명우 우송대학교 교수는  ‘방사선조사식품의 용어 순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방사선조사식품에 대해 소비자들은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어 보다 친밀하고 기술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용어로 바꾸어야 한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용어로 비가열살균ㆍ냉온 살균ㆍ조사살균 등을 제시하고 각 용어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했다.
 
<토론>
어감 좋다고 정확하지 않은 용어 사용은 문제
‘정보 제공자’보다는 ‘정보 소비자’를 위한 것이어야

 
토론에 나선 신지영 고려대 국문과 교수는 ‘Risk assesment’와 관련 ‘위해성 평가’로 통일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식품안전과 관련된 용어이니만큼 ‘위험’ 보다는 ‘위해’가 더 적절하고, 평가의 대상으로서 ‘위해’보다는 ‘위해성’이 더 자연스러우며, ‘위해도’는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측정의 대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GMO에 대해서는 용어가 가진 개념에 더 맞는 용어인 “‘유전자 변형’으로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GMO관련 식품이 주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유전자재조합 외의 다른 기술이 사용된다면 ‘유전자변형’의 하위 기술인 ‘유전자재조합’으로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특히 “유전자 변형보다는 유전자재조합이 어감이 좋다고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를 줄 수도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어감의 문제는 정확한 정보 제공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사선조사식품’은 개념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방사선조사식품의 ‘방사선’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대체용어를 강구하는 등 어감의 문제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담지 못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어감이 좋은 용어로 소비자를 오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용어의 통일이든 대체 용어의 사용이든 간에 ‘정보 제공자’보다는 ‘정보 소비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주 국회 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산업자원원팀 입법조사관은 “새로운 식품안전 관련 용어를 사용할 경우 산업계, 전문가, 소비자 간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용어 도입 시점이 아니라 이미 제도화된 시점에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려는 목적으로 용어를 변경하는 것은 자칫 소비자의 오해를 키울 수 있으므로 국제적인 또는 학술적인 용어 표현의 변화를 주시하며 그 변경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무기 농진청 농산물안전성부장은 “GMO 용어에 대해 식품관련 법에서는 ‘유전자재조합’이 적절하나, LMO(유전자변형 생물체의 국가간 이동에 관한 법률) 법률에서 다루는 것은 ‘유전자변형’ 이 타당하다며, 현행과 같이 식품관련 법령과 LMO법률의 용어를 분리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홍 부장은 GM식품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유전자변형’이 아닌 별도의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식약청의 요구였고, 또한 관련부처가 인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식품안전 관련 용어를 통일하자는데 대해서는 찬성했으나, 각 용어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이번에 논의된 용어(GMO와 방사선조사식품)의 통일이나 순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 및 순화 대상 식품안전 용어 검토 의견

[발제자]

구분

Risk assesment

GMO(Genetically Modified Oganism)

Irradiated(Food)

위험성 평가/위해평가/위험평가

유전자 재조합식품

유전자 변형식품

방사선조사(식품)

정기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위해평가

유전자 재조합식품

변명우

우송대학교 교수

비가열살균(식품)

냉온살균(식품) 등


[토론자]

이광호

식약청 식품위해평가부장

위해평가

(O)

유전자 재조합식품

(O)

냉온살균(식품)

(O)

홍무기

농진청 농산물안전성부장

위해성 평가

(X)

유전자변형생물체

(X)

조사살균(식품)

(X)

곽동경

한국식품조리과학회장

위해성 평가

(X)

유전자 재조합식품

(O)

비가열살균(식품)

냉온살균(식품) 등 (O)

김미리

한국식품관련연합회장

위해평가

(O)

유전자 재조합식품

(O)

방사선조사(식품) 현행 그대로 사용 유지 (X)

오덕환

한국식품과학회 식품안전분과위원장

위해평가

(O)

유전자 재조합식품

(O)

-

전향숙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성연구원 책임연구단

위해도 평가(X)

GMO

(X)

이온화/감마선조사/엑스선 조사

(X)

심지영

고려대 국문과 교수

위해성 평가(X)

유전자변형식품

(X)

방사선조사(식품) 현행 그대로 사용 유지 (X)

장영주

국호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산업지원팀 입법조사관

위해성 평가(X)

LMO로 대체 사용하는 방안 고려(X)

Irradiated를 ‘조사’가 아니라 ‘살균’으로 검토

최승환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위해성 평가(X)

유전자변형식품

(X)

-


* (O)-발제자 제시안에 동의, (X)-발제자 제시안과 다른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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