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대중매체에서 에너지의 과다 섭취를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으나 비타민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미화되고, 많이 먹을수록 좋은 것처럼 홍보되고 있다. 오죽하면 TV 프로그램 이름으로 ‘비타민’이 등장했을까?

비타민은 vital amine이란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체의 대사에 활력을 주는 영양소임에는 틀림없으나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

과잉 섭취 시에는 당연히 문제가 생긴다. 옛말에 ‘과하면 아니 감만 못 하느니라’라고 하지 않았던가?

수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축적되지 않으므로 과하게 섭취해도 소변으로 배설되어 인체에 해를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수용성 비타민 중에서도 비타민B6는 체내에 상당량 축적되고 과량 섭취 시 손발 쑤심, 입주위의 감각 상실, 근육 협동기능 손실 등의 신경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비타민B12가 결핍된 사람이 엽산을 고용량 복용한 경우는 엽산과 비타민B12 결핍 시 나타나는 빈혈증세가 같기 때문에 과량의 엽산이 비타민B12 결핍상태를 모르게 함으로써 신경증세의 진단이 늦어져 신경손상이 진행되는 ‘간접독성’이 문제가 된다.

비타민C는 영양소 강화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많이 공급되는 비타민 중 하나이다. 과량의 비타민C 섭취는 오심, 구토,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등의 위장관 증세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임신부의 경우 임신 중 과량의 비타민C 복용이 신생아의 비타민C 의존증을 유발시킬 수 있음도 보고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영양학회는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C, 니아신, 비타민B6, 엽산에 대해서 상한 섭취량을 설정해놓고 있다.

지용성 비타민은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과잉 섭취 시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상한 섭취량을 설정하고 있으며, 그 허용용량 한계도 그리 높지 않다.

혹자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최적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권장량보다 많은 양을 먹어야한다는 논리 하에 고용량 복용을 권하고 이에 따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영양보충제의 사용량 증가로 인한 영양소 과다섭취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현실을 감안하여 최적의 건강유지를 목표로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인 평균 필요량(대상집단을 구성하는 건강한 사람들의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일일 필요량), 권장 섭취량(평균 필요량에 표준편차의 2배를 더하여 정한 값), 충분 섭취량(영양소 필요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할 때 개인 차원에서 목표로 하여야 할 섭취량으로 정한 것), 상한 섭취량(인체 건강에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최대 영양소 섭취수준)을 제정하였다.

특히 권장 섭취량이란 통계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의 97~98%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필요량으로 이미 충분히 안전율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양이다.

따라서 비타민 강화식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나 비타민을 선택하는 소비자는 한국영양학회에서 제정한 권장 섭취량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보통의 경우는 상당량의 비타민을 이미 식사를 통해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영양보충제로 권장 섭취량을 부가적으로 섭취할 경우 총 비타민 섭취량은 권장 섭취량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임상적 질환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등 특수한 경우에도 상한 섭취량은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조윤옥
덕성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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