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합병(M&A) 바람이 가족주의적 보수 경영으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업계에도 휘몰아치고 있음.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세계적인 메가 머저 추세에대응, 식품업계도 비용 절감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합병을 통한 구도재편이 시급하다고 보고 식품업계에M&A를 권고했다. 이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하인즈-베스트푸드」, 「캠벨-베스트푸즈」,「켈로그-키블러」, 「펩시콜라-나비스코」 등 구체적인 짝짓기 방안들을 내놓고 해당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을 다각도로 설득하고 있다. 하인즈가 최근 베스트푸드에 먼저 합병을 제의한 것도 애널리스트들의 거센합병요구에 따른 것. 애널리스트들이 식품업계에 M&A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식품업체마다 경영난이 가중, 짝짓기를 통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분석 때문. 하인즈 주가는 최근 52주만에 최저치인 43.75달러로 떨어졌으며 25개 주요 식품업체 주가는 지난 18개월 동안 무려40%나 곤두박질했음. 캠벨은 특히 지난해 4·4분기 수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57%나 급감, 경영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음. J.P. 모건의 자료에 따르면 11개 주요 식품업체들의 매출은 지난 96년 6.2% 늘어난데 비해 지난 해에는 겨우 1%증가한데 그침. 이같은 매출 증가세 둔화는 미국인들이 직접 요리하는 것보다는 외식을 즐기고 고가의 유명 브랜드에서 값싼 제품으로 선호도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음. 여기에 식품업체들의 최대 구매자인 슈퍼 마켓들마저 납품가 인하를 요구, 수익 기반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 지난 87년 28.4%에 그쳤던 10대 슈퍼마켓 체인의 판매량은 지난해 미국내 슈퍼마켓 판매의 52.1%를 차지할 정도로급성장함. 이들은 M&A와 상호제휴를 통해 덩치를 키워가며 식품업계를 압박하고 있음. 이같은 매출과 수익 감소, 주가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직면한 식품업체들도 인력 감원 및 부진사업 매각 등 자체 적인 자구 방안을 마련, 경영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경영환경이 워낙 나빠 이같은 자구 노력만으로는 위기를 타개하기어렵다는 게 월가의 시각. 하인즈는 지난 7월 다이어트사업 부문을 7억3,500만달러에 매각키로 했으며 켈로그 역시 최근 미시건주 소재 공장의 근로자를 8.6% 감축. 그러나 악화되는 경영상황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있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따라 『식품업체들이 M&A를통해 규모를 키우고 생산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해야만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있음. 또 합병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야만 유통업계의 가격인하 압박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음. 아울러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키위해서는 M&A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월가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 대부분의 미국 식품업체들은 해외 특정지역에만 진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만큼 합병을 통해 회사별로구축한 생산·유통 인프라들을 통합함으로써 실질적인 글로벌 경영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얘기. 프루덴셜 증권의 식품전문 애널리스트 존 맥밀린은 『식품업계에도 M&A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있다』면서 『내로라하는 식품업체들이 최근 젊은 최고경영자들을 선임,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는 것도 M&A를 무르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 물론 식품업계의 M&A를 회의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도 있음. 레만 브라더스의 애널리스트인 앤드류 라자는 『해외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업체간 제휴는 바람직하지만 식품산업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합병을 통한수익성 제고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 하지만 이는 일부의 분석에 불과할 뿐,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식품업체들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M&A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퍼져나가고 있는 이같은 인식은 식품업체들을 M&A 협상장으로 내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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