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숙 의원(민주당)은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중국산 혼합양념 등의 수입신고 수리 현황’과 ‘중국산 고춧가루 수입신고 수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대기업들이 중국산 다진 양념(속칭 ‘다대기’)를 사용한 고추장 제품에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한 것처럼 표기하고 있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다진 양념의 경우 고춧가루 배합비율이 40% 미만일 경우 조정관세가 적용돼 45%의 관세가 적용되는데 비해 고춧가루의 경우 270%의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높은 관세율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다진 양념을 수입해 이를 고추장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1월부터 9월 29일까지 수입된 중국산 다진 양념은 1,321건, 3만7,010톤에 이르지만 같은 기간 고춧가루 수입량은 300톤에 불과했다.

대상은 이 기간동안 총 2,172톤의 중국산 다진 양념을 수입해 이를 모두 고추장 원료로 사용했으며, CJ제일제당은 수입업체인 청도농일식품유한공사한국지사 등을 통해 4,262톤의 중국산 다진 양념을 들여와 고추장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의원은 현행 ‘식품 등의 표기기준’에 따르면, 복합원재료를 사용해 식품을 제조 및 가공한 경우에는 그 복합원재료 명칭을 표기하고 괄호로 정제수를 제외하고 많이 사용한 5가지 이상의 원재료명 또는 성분명을 표시토록 돼있으나, 2005년 5월 식약청이 발간한 ‘식품 등의 표시기준 해설서’에는 표시기준 고시와는 달리 복합원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원재료를 각각 개별적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고추장 제조업체들이 고추장에 고춧가루 비율이 40% 미만인 ‘중국산 다진 양념’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장에는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했다고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고추장 제조업체들은 식약청의 설명서에 따라 표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설명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것이며, 엄연히 표시 위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높은 관세율을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중국산 다진 양념을 수입해 마치 중국산 일반 고춧가루를 사용한 것처럼 표기하고 있는 대기업의 행태는 매우 부도덕하며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일부 다진 양념의 경우 위생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에 다진 양념 사용에 대해 명확한 표시기준 마련과 함께 위해물질 등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엄정하게 단속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CJ제일제당, “고추장 표시 기준 맞춰 표기”
 
한편, CJ제일제당은 전 의원의 발표와 관련해 중국산 다진 양념 표시는 기준에 따라 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측은 “복합원재료의 경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세부 재료를 풀어서 표기토록 돼있다”면서 “‘중국산 고추분(고춧가루)’이라고 표기한 것은 법적 기준에 맞춰 표기된 것으로 ‘고추분 11.3%(국산 53.1%, 중국산 46.9%)’처럼 다진 양념에 들어있는 고춧가루의 함량을 환산해 표기한 것이지 다진 양념을 중국산 고춧가루로 표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CJ제일제당은 ‘대기업 고추장 주원료는 중국산 양념’이라는 전 의원의 발표에 대해 “제품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고추장에 사용되는 중국산 고춧가루 함량은 5% 내외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제품에서 국산 고춧가루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이 높은 관세를 피하려고 편법으로 중국산 다진 양념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산 고춧가루는 싼 가격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품질의 고춧가루를 국내 생산량만으로는 충당할 수 없어, 중국에서 질 좋은 고춧가루를 들여와 사용하고 있다”면서 “설사 국내산 물량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국내산 고춧가루만으로 고추장을 제조하는 경우, 제조원가가 상승하게 돼 국민 식생활에 많이 사용되는 고추장 가격이 상승함으로써 물가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CJ제일제당은 지난달 17일 식약청이 고춧가루에 붉은색 색소를 불법으로 사용하거나 균에 오염돼 부적합 판정을 받아 고발. 조치된 업체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이 사용하는 고춧가루와는 전혀 관련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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