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에 들어있는 ‘카테킨’ 성분에 항암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녹차의 감칠맛 성분 ‘데아닌’은 긴장을 완화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함께 국내산 녹차는 안전하며, 녹차의 구수한 향이 기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과학회는 5일 코엑스(서울 삼성동 소재) 장보고홀에서 ‘제9회 국제 녹차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이같은 녹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국내산 녹차 안전하다”

안전성 측면에서의 국산 녹차의 우수성
박형달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사무관

 
지난해 국내에서 유통 중인 녹차에서 살충제(파라치온, EPN 등) 성분이 검출됐다는 보도로 국내 녹차산업이 큰 피해를 입은 일이 있다.
 
그러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02년부터 ′06년도까지 124점의 시료를 수거해 잔류농약을 분석한 결과 2점의 시료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으나 잔류허용기준 이내로 안전했다. 녹차관련 보도 이후 실시한 잔류농약 분석에서도 526점 가운데 비인증 녹차 2점에서만 살충제 성분이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등 부적합 비율이 0.38%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배경을 살펴보면 녹차의 경우는 친환경인증품이 전체의 34.5%로 일반농산물의 9.8%보다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수농산물인증제 도입에 따라 제다시설에서도 위생적으로 차를 제조하는 한편 녹차 생산농가도 안전한 녹차를 생산하기 위해 농약 사용량을 줄여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안전한 녹차의 생산을 위해 주산단지인 전남 보성, 경남 하동ㆍ산청군과 업무협약을 체결, 녹차 생산단계에서의 안전성을 조사하고 그 결과 부적합품에 대해서는 전량 수거해 폐기하고 있다. 녹차 원산지 위반 신고센터를 설치ㆍ운영해 수입녹차가 국산으로 둔갑되어 판매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우리 녹차의 안전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 우수농산물인증제와 친환경인증제 각각의 장점을 살려 2%에 불과한 우수농산물인증 녹차의 재배면적을 점차 확대고 있다.
 
 
“녹차를 알면 건강이 보인다”
 
암 예방 및 항암에 대한 녹차의 효능
이동호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차의 주요 기능성 성분은 폴리페놀성 화합물인 카테킨류(catechins)로 녹차에는 약 10~18% 들어있다. 찻잎을 발효하여 만드는 우롱차나 홍차에 비해 함량이 더 높다. 따라서 암 예방효과는 녹차가 우롱차나 홍차에 비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녹차의 항암 효과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78년부터이다. 일본 시즈오카현의 위암 발생률이 일본 전체 위암 발생률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이 알려지면서 녹차의 항암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녹차 생산지로 유명한 나카가와네는 위암 사망률이 23.9%로 전국 평균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이 지역의 녹차 소비량은 1인당 월 250~410g(매일5~10잔)으로 이는 전국 평균 소비량의 5배에 해당하는 양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녹차의 항암 작용에 대해 그간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카테킨류의 주요 성분인 EGCG는 동물 실험을 통해 대장암 및 직장암, 유방암, 피부 종양, 전립선암, 폐암, 위암 등 각종 암에 대한 세포 증식의 억제효과가 보고됐다. 또한 암세포가 사멸(세포자살)하여 암의 발생과 진행 과정(신생혈관 생성)이 녹차에 의해 억제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1997년 미국 오하이오 의대 잰쿤(Jerzy Jankun) 박사는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전이되기 위하여 필요한 단백질분해 효소인 유로카니제(urokinase)의 작용을 녹차의 EGCG가 억제해 종양의 확산을 막고 크기를 감소시킴으로써 항암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근에는 일본 연구진에 의해 카테킨 성분이 악성 암세포의 표면에 많이 붙어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67LR단백질에 쉽게 결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이 폐암 세포를 사용해 실험한 결과 녹차 2~3잔 정도로 67LR단백질 증식이 절반 정도 억제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한 영국 연구진에 의해서 EGCG가 암세포가 증식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효소인 디하이드로폴레이트리덕타제(DHFR)와 결합하여 이 효소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연구는 EGCG가 항암제인 메토트렉세이트와 구조가 비슷하다는데서 착안됐다고 한다. EGCG는 메토트렉세이트처럼 DHFR에 결합하지만 그 결합이 메토트렉세이트처럼 강력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 미치는 부작용도 그만큼 덜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발표했다.
 
또한 최근 일본 연구진은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발암물질과 직접 반응하여 발암물질을 제거시킨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일본 사가대학 화학과의 오카지마 교수는 녹차 카테킨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아플라톡신과 반응하여 이러한 발암물질의 작용기와 결합함으로써 발암물질이 유전자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녹차 감칠맛 성분 ‘데아닌’, 긴장 완화 효과 있다”
 
녹차 성분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
Dr. Lekh R. Juneja, 일본 태양화학연구소장
 
 
예로부터 녹차는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와 같은 효능이 녹차의 감칠맛을 주는 아미노산 성분인 데아닌(L-theanine)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Juneja 박사 연구팀은 녹차에만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천연 아미노산인 데아닌을 섭취하면 릴랙스 상태일 때 나타나는 뇌파인 알파(α)파가 증가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녹차의 데아닌 성분은 섭취 후 약 30분 이내에 뇌에 도달하며 40분 정도면 뇌에서 알파파가 생긴다. 또한 데아닌은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완화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고, 카페인에 의한 흥분 작용을 억제하였다.
 
 
“한국인은 구수한 향의 녹차를 선호한다”
 
녹차의 관능적 특성 및 소비자 기호도의 관련성
김광옥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

 
녹차에 대한 관능검사를 할 경우, 시료의 준비과정 또한 녹차의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녹차의 종류, 우리는 온도 및 시간 등이 모두 녹차의 관능적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공정을 통해 생산한 녹차의 관능적 특성을 비교하고 소비자 기호도와의 관련성을 조사하였을 때 볶음 향미가 강한 녹차의 기호도가 높았으며, 이러한 녹차는 시료 중 가장 높은 온도에서 덖음 과정을 거치고 찻잎에 줄기 부분을 포함하는 것이었다. 또한 소비자들은 3그룹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이러한 녹차를 좋아하는 그룹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 그룹은 발효된 향미가 강한 시료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시판 캔 차 음료의 기호도에 영향을 주는 관능적 특성을 조사했을 때, 레몬향, 신맛, 단맛, 홍차 향미 등의 특성을 지닌 캔 홍차에 대한 기호도가 높았으며, 연령이 높은 소비자 집단에서는 떫은 감각 및 녹차 향미를 지닌 녹차에 대한 기호도가 젊은층 소비자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현상은 여자 소비자의 경우 더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경우, 전체적으로 녹차에 대한 기호도가 더 증가하는 것을 관찰하였으나 10대와 20대는 정보에 상관없이 레몬 향과 단맛이 가미된 홍차에 대한 기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소비자 기호도는 제품의 관능적 특성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으며, 그 이외에 연령, 성별, 정보 등의 인자가 관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녹차 카테킨, AI 증식 억제 효과 있다”
 
녹차 카테킨의 조류 및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제어 효능
송재민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원

 
녹차는 항산화, 항암, 항균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인 카테킨(EGCG, EGC, ECG)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카테킨 성분의 또 다른 효능이 밝혀져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바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효과이다.

녹차 카테킨 중 EGCG와 ECG, 두 종류가 독감바이러스 특이적인 플라크 형성을 억제하였으며, 숙주세포에서 바이러스의 증식도 현저하게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바이러스 효능을 나타내는 메커니즘은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바이러스와 직접 반응하여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초기단계를 저해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기존의 독감 치료제들이 바이러스가 감염된 이후 증식단계를 억제하거나 배양된 바이러스가 세포로부터 퍼져나가는 것을 억제하는 것과 다른 기작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치료제와 병행, 복합 활용의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바이러스에 따라 다른 효과를 내는 기존의 치료제와는 달리, 녹차 카테킨은 최근 유행하는 H1, H3형 및 B형 인간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모두 높은 활성을 나타냈다. 또 녹차 카테킨의 활성위치로 밝혀진 3-galloyl 그룹에 다양한 치환기가 도입된 유도체를 활용한 결과, H9형 조류인플루엔자의 수정란 증식성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식품저널 foodnews를 만나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식품저널 food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