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축 전염병인 돼지 청이병(靑耳病)이 전국 주요지역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으며 이 병이 인접국가로 퍼져나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6일 보도했다.
  
이 병은 돼지생식기·호흡기 증후군(PRRS)으로도 불리며 이 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과 함께 식욕 부진, 유·사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죽을 때는 귀가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IHT는 중국 과학자들을 인용, 이 바이러스로 인해 지난해 10개 성에서 돼지 200만 마리가 감염돼 그 중 40만 마리가 폐사했다고 전했다.
  
 이 병은 현재 중국의 31개 성·시·자치구 중 25개 지역으로 확산된 상태지만 과학자들은 중국 정부가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이 병에 대한 정보를 숨기고 외국 과학자들과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돼지 청이병 바이러스가 해안 지방에서 남서부 쓰촨성 같은 내륙지방과 서쪽지방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으로 보면서 중국 정부가 해외 연구소에 조직 샘플 보내기를 거부하는 등 이 문제의 심각성을 경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수의학과의 페데리코 주커만 교수는 "중국당국은 이 질환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지난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 은폐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주커만 교수는 이어 "중국이 해외연구소들에 감염된 돼지의 조직샘플을 보내달라는 요청을 거부한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는 돼지 5억 마리 중 이 병에 걸린 돼지의 규모가 얼마만큼인지조차 확실히 모르는 상태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약 16만5,000마리의 돼지가 이 병에 감염됐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돼지고기 가격이 85%나 상승한 점과 매년 평균 2,500만 마리의 돼지가 병에 걸린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수치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전문가들은 감염지역도 훨씬 광범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아시아 축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병이 인접 국가로 퍼질 경우 전세계 돼지고기 공급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미 유사한 바이러스가 베트남과 미얀마에서 발견돼 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이 병이 통제상태에 있으며 백신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병에 대해 진짜로 효과적인 백신은 아직 없다는게 과학자들의 주장이며 이 바이러스가 사실 청이병인지도 확실치 않다고 보는 과학자도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 병으로 인한 돼지고기 공급 부족으로 올 여름 초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10년래 최고치로 상승하고 있다.
  
돼지고기 값 상승 외에도 많은 농부들이 공황상태에서 돼지를 내다 팔고 있으며 심지어는 병에 걸린 돼지를 파는 농부들도 있다.
 
또 어떤 농가는 돼지 사육을 완전히 포기하고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고 있어 돼지 사육 감소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현지에서는 단지 공급부족 문제일 뿐이며 몇 달만 있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 4위의 돼지고기 수출국인 중국이 이미 병에 걸린 식품들을 다른 나라로 수출하고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헤럴드 트리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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