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무렵 언 포도를 수확해 제조하는 캐나다의 아이스와인은 당도가 높은데다 그 특유의 향취로 전세계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올해는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가 드문데다 앞으로도 몇 주 이상 온화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란 장기예보가 나와 와인업계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27일 캐나다 통신(CP) 보도에 따르면 특히 대서양 연안 동부 캐나다 지역의 포도농장은 예년에 보기 힘든 온화한 날씨로 농장주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농장마다 수확되지 않은 포도가 가지에 그대로 달린채 추위가 몰아닥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스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영하 8도 이하의 추운 날씨에서 포도송이가 얼어야 하고 그 포도를 따서 녹기 전에 즙을 짜낼 수 있도록 그런 추운 날씨가 지속돼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저트 와인은 병당 80 달러 정도로 비싸게 팔 수 있다.

노바 스코샤주 아나폴리스 계곡에서 포도농장을 하는 존 워너는 "매년 수확하는 포도의 3분의 1 가량은 아이스와인으로 만들 수 있었다.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월 중순까지 추위가 오지 않으면 더 기다릴 것인지, 그때라도 수확해서 아이스와인보다는 등급이 떨어지는 상품을 만들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올 겨울 따뜻한 날씨는 퀘벡주의 아이스와인 생산도 지연시키고 있다. 장 피에르 벨리즐 퀘벡포도농장협의회장은 "이런 날씨가 2월까지 계속되면 아이스와인을 생산하는 퀘벡의 포도농장 5∼6개가 경영난에 빠질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온난화는 장기적으로 아이스와인의 생산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타리오주 와인 제조업자 앤 스펄링은 "추위는 올 것이고 아이스와인은 3월까지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좀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이스와인을 출시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보너스라는 것이다.

반면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사정은 좀 다르다. 농장주들은 벌써 수주 전에 언 포도를 수확했다. 11월 말에 몰아친 추위로 20개 농장이 포도를 얼려 아이스와인을 만들 수 있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포도가 얼기를 바라고 수확을 늦추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수년째 이 지역에서는 아이스와인을 만들지 못했는데 올해는 행운이 따랐다고 와인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올해 서부지역에 뿌리를 둔 보수당 정권이 탄생하고 오일 붐으로 사람들이 서부로 몰리고 추위까지 적당한 시기에 몰아닥쳐 아이스와인까지 먼저 생산하는 등 캐나다는 바야흐로 서부시대라고 할 수 있다.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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