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이발소 김 사장과 인연은 30년이 넘는다. 사는 집 인근 건물에 자리 잡은 이발소는 언제 문을 열었는지 물어보지 않았으나, 나와 인연을 맺은 것은 처음 근방으로 이사 와서부터다. 큰 상가 건물 지하에 7~8평 정도 아담한 공간에 역사가 배어 있는 3개의 이발용 의자가 있고, 연륜에 어울리는 거울과 집기들 그리고 어항이며 인형과 소품들, 모두가 눈에 익어 그사이 이들 소품에도 익숙해졌다. 김 사장은 우연히도 나와 동갑이어서 세대에 따른 생각이나 감정의 영역에서 크게 다름도 없고, 사회를 보는 눈 그리고 정치에 대한 의견도 비슷하
쌀 과잉공급이 심각하다. 한때 400만 톤을 넘던 국내 쌀 생산량이 2021년 388만 톤까지 줄었지만, 쌀 소비는 더욱 빨리 감소하여 남는 쌀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와 농업계에서는 쌀소비 감소에 대해 꾸준히 홍보와 대응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띌 정도의 효과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쌀에 대한 부정적 이슈는 계속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이는데, 아직 효과적인 대응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쌀소비 촉진을 위해 지금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색다른 홍보전략을 생각해봤다.쌀이 어울리는 식품을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육회를 먹은 뒤 설사, 구토, 복통 등 식중독 증세를 호소하는 게시 글들이 올라왔고 같은 육회를 먹은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들의 댓글도 여럿 달린 일이 있었다. 문제의 육회는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 ‘핫딜’(특가 상품)로 주로 판매됐고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서도 상당히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회는 진공 팩에 밀봉돼 있었으며 아이스팩과 함께 스티로폼 상자에 담겨 배송됐는데, 배송에 1~2일이 걸렸다고 한다. 제조업체 측은 바로 다음 날 새벽,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이어 식약처도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해당
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바른 김경수 변호사입니다.냉동식품과 냉장식품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특별한 경우에만 해동하거나 냉동하여 서로 간에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적법한 전환 없이 냉장식품을 냉동시켜 냉동식품으로 판매하는 행위는 허위표시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하여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고, 냉동식품과 냉장식품 사이의 전환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대법원 판결 사안은 이미 냉장육으로 생산되어 포장 완료된 닭고기를 거래처 창고에서 냉동시킨 후 ‘냉장육’ 및 유통기한 ‘24개월’이 기재된 스티커를 부착하여
한겨울의 뒤끝이 조금 멀어지면서 추위도 기력을 다하는 초봄, 노곤해진 몸을 툇마루에 기대앉아서 해 받이를 한다. 겨울을 걷어내느라 숨이 가빠진 대지, 그 위에 가득한 햇볕의 물결이 조용히 쉬고 있는 마당에서 일렁인다. 천년의 세월을 같이 해왔던 그 모습대로 햇볕의 따뜻함이 살갑게 살갗에 닿으면 자기들끼리 소곤거리는 말소리가 들린다. 작년에도 찾았던 친구라고. 초봄의 모든 것은 조금은 느슨하다. 식물도 추위에서 벗어나 긴장을 풀고 있으며, 겨울에 눈밭을 뛰어다녔던 우리집 지킴이 럭키도 졸린 눈을 껌벅거리며 다리 사이에 턱 받치고 여유
사남매 아빠로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정말 곤혹스러울 때가 바로 서로 싸우는 경우다. 아이들은 싸우고 나서 부모에게 달려와 상대의 잘못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가만히 듣다 보면 항상 원인 제공자가 있게 마련이다. 부모로서 싸운 아이 모두에게 혼을 내기는 하지만,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제공자를 찾아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타이르는 것이 더 필요하다. 법률에 따른 처벌이나 행정처분도 마찬가지다. 몇 해 전 각종 행정법령에 규정된 양벌규정에서 임직원의 잘못에 대해 법인이 무조건 처벌받아야 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는 기준이 가성비, 가심비를 넘어 이젠 가실비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들은 짠 소비, 현명한 소비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 MZ세대는 이젠 사치스럽게 여겨지는 욜로(YOLO)나 플렉스(FLEX)를 버리고 ‘갓생살기’를 선도적으로 시도해 나가고 있고, 그 중심에는 가실비라는 새로운 소비기준의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갓생’은 영어의 ‘갓(God)’과 한자의 ‘생(生)’을
시골에 자리 잡은 내 고향 동네에서 초등학교(국민학교)를 가려면 4km는 좋게 넘어, 걷거나 뛰어야 한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더 멀어 거의 6km를 매일 왕복해야 했다. 형제자매와 사촌들이 같이 한 울타리 안에서 자랐던 시기에 집에서 꽤 먼 거리에 자리 잡은 학교를 같이 다녔고, 매일 등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체력과 끈기가 있어야 했다. 아침 첫 공부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 뛰는 것은 일반화된 일과고,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는 각종 놀이가 기다리고, 점심시간에는 친구들과 축구나 술래잡기 등등 꽉 짜인 일과였다. 어찌 보면 공부한
사회통념상 영업비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면 영업비밀 취득으로 봐야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바른 식품의약팀 정영훈 변호사/변리사입니다. 오늘은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다242786 판결)을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B사가 A사의 토마토 원종(이하 ‘A 원종’이라 합니다)을 취득해 토마토 종자(이하 ‘B 종자’라 합니다)를 생산한 행위가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결(서울고등법원 2022. 5. 12. 선고 2021나2026169 판결)을
까치들이 새끼 키워 떠나보낸 낡은 둥지를 수리하는 작업으로 바삐 움직인다.다시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에, 자연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명의 이어짐에 경외감 들어겨우내 텅 비어있는 나무 위 까치의 빈 둥지를 볼 때마다 그리움과 아쉬움이 교차하였던 내 기억에 불이 들어온다. 봄 냄새가 어른거리자 까치들이 새끼를 키워 떠나보냈던 낡은 옛 둥지를 수리하는 작업으로 꽤 바삐 움직인다. 지난해 작지 않은 큰 집을 짓기 위해 암수가 번갈아 몇 날 며칠 동안 가느다란 나무줄기를 하나씩 하나씩 물어다 튼튼한 집을 지었는데, 또다시 수리하고 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근무하기 전에 공무원연수원에서 2개월 정도 교육을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바로 현장에 투입되었고, 매년 온ㆍ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다소나마 업무 능력을 향상할 기회는 있었지만, 솔직히 단기간의, 짧은 몇 시간으로 실력이 눈에 보이게 증가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는 결국 선배들이 작성했던 공문서나 컴퓨터에 저장된 전임자의 기록이나 파일을 보면서 혼자서 배운 것이 전부다.물론 회의나 업무지시를 통해서 소속된 부서에서 하는 일은 지속해서 업데이트되었지만, 실질적으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명확한 근거나 규정을 찾기는 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본격 추진하는 2023년 업무계획을 지난 1월 9일 국민에게 발표했다.‘안전 혁신으로 국민의 일상을 든든하게, 규제 혁신으로 식의약 산업을 단단하게’를 기치로, 식품ㆍ의약품ㆍ의료기기 등 식약처가 올 한해 책임지고 추진할 주요 정책과제를 담아냈다. 식품 분야는 ‘국제기준을 선도하는 식품 행정 혁신’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안전 혁신’과 ‘규제 혁신’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가지고 속도를 낼 계획이다.먼저, 안전 혁신 전략으로 △K-Food DㆍNㆍA(Korea-Food Dat
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바른 식품의약팀 김미연, 최승환 변호사입니다. 식품규제 법령을 위반하면 일반적으로는 행정절차를 거쳐 행정처분을 받게 되지만, 중대한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절차가 진행됩니다. 형사절차가 개시되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게 되면 경찰은 질문과 답변의 조사 내용을 기재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조서를 꾸민다’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하는 만큼 일반인들에게는 조서의 내용이 유죄와 무죄를 좌우한다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무죄를 주장하는 재판에서 증
오늘 그리고 내일이 나와 더불어 항상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평상의 생각으로 지내다, 어느 날 그게 아니구나 하고 늦은 깨달음이 온다. 거울에 비친 내가 갑자기 어색해 보이고, 머리에는 듬성듬성 이 여름에 서리가 내리고, 자주 오르던 언덕이 높아 보인다. 그때야 비로소 문득 인생 변곡점을 넘어 섰구나 하니, 마음속에 늦은 가을바람이 휙 하고 스친다. 은연중에 다가올 남은 날들을 어림잡아 보는, 철 들은 때를 맞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시작이 있었으니 당연히 언젠가 마무리하는 날이 올 것은 모두가 알고는 있으나, 이 자연의 섭리를 지나
원료의 건전성이라는 주제가 나오면 과거 ‘쓰레기 만두 파동’이 떠오른다. 당시 식품에 무지하면서 자극적인 보도를 내보냈던 이유로 대한민국 만두 제조업체가 거의 폐업에 이르렀고, 한 회사의 대표가 자살까지 했던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누구나 식품 제조를 하는 영업자라면 최상의 원료를 사용해서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어차피 영업이라는 것이 이익이 남아야 하고, 주문자의 단가에 맞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 가정에서처럼 식품을 제조할 수는 없는 현실이 있다. 이렇게 단가 문제로 원료의 품질을 골라야하는 것은 어쩔 수
밀레니얼세대(1981~1995년생, 20대 후반~40대 초반)는 이미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어 Z세대(1996~2012년생, 10~20대 중반)에게는 또 하나의 기성세대로 보일 수도 있고, 특성이 다른 점도 많아 최근에는 Z세대만을 다룬 트렌드 서적이 많아지고 있지만, 식문화는 공통되는 점이 많으므로 여기서는 MZ세대로 통칭하여 다루기로 한다.대세는 매운맛KB국민카드가 최근 4년간(2019~2022년) 중고생과 대학생들의 체크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Z세대의 원픽은 ‘마라탕’이었다. 특히, 젊은 여성층에서 압도적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온 전기를 들라면 불의 이용과 함께 먹이를 해결하게 여건을 만들어준 1만 2천 년 전 농업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정신영역에서는 농업보다도 훨씬 먼저 인류문화에 영향을 끼친 분야는 아마도 말과 글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말로 서로의 생각을 전하고 협력할 수 있었으니 집단생활의 필수요소로 정착되었다. 말은 즉석에서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었고, 현장성으로 한정되는 단점이 있다.그러나 말한 내용을 남에게 전달하는 데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매체가 필요했고 태초의 기록은 형태를 나타내는 그림
대한민국은 2025년경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늘어나는 고령 인구와 함께 노인 질환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근육량 감소 및 근육 힘의 감소 현상인 근감소증 진단과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근 기능 퇴화 현상을 당연한 생명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정식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2016년 미국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10-CM
구정을 앞두고 신문을 보다가 ‘버터 없는 버터맥주’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고, 제조사가 반발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필자도 ‘와사비’ 논란 사건을 진행했었기에 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안타까워 하는 전문가로 소송밖에 해결책이 없는지 참 안타까운 심정이다.이미 본지를 통해 소개한 ‘카페라떼’ 사건([김태민 변호사의 식품 사건 예방과 실전 대책] 6. 라떼는 우유에만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에서 밝혔듯이 표시ㆍ광고 문제는 솔직히 변호사는 물론 명확하게 위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사람은
한 유명 일간 신문사에서 손글씨 경연대회를 했다. 컴퓨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시도인데 너무나 참신하게 받아들인 것은 내가 아날로그 세대이기 때문인가 보다. 지금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것은 썩 내키지 않고 어색하니 이것은 숙달되지 않아서 오는 어려움이라고 느끼고 있다.그런데 익숙하게 펜을 잡고 흰 종이 앞에 앉게 되면 머릿속이 환하게 정리가 된다. 종이 위에서 볼펜이 구르는 촉감과 쓰고 있는 순간순간 느끼는 여유에서 다음 문장이 이어지고 생각이 정리된다. 종이 위에 글을 쓰는 데는 머릿속에서 우선 생각이 떠올라야 하지만 어느 정